“알츠하이머, 뇌혈관치매의 3배로 급증”

서구화된 식습관, 인구의 고령화 때문

말하지도,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장애를 가지고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는

한 소녀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녀에게 꿈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선생님. 그러나 그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그녀를 기억할 수 없게 된다. 잔잔한

감동으로 조용하게 관객 몰이를 하고 있는 인도 영화 <블랙>의 내용이다.

21일은 세계치매협회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치매의 날’이다. 서구형

치매로 인식되었던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가 국내에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2008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치매환자 가운데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71%, 혈관성 치매가 24%를 차지하고 있다.  

치매환자는 65세이상 노인 중 8.4%로 42만 명이었으며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도 4명 중 한명

꼴로 나타났다.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과 서국희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한국인 치매환자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며 “고령화 사회, 서구화된 식습관, 발달된 의료기술 등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신경 독성물질의 축적으로 인한 양측 측두엽의 기능 저하로

시작돼는 것으로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뇌세포가 생존할 수 있는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늙으면서 생기는 진행형 병이기 때문에 완치는 힘들고 약물 치료

등으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반면 뇌혈관성 치매는 뇌동맥경화, 뇌중풍 등으로 인해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

치매가 발생하는 것이다. 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심장병,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을 치료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만 하면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또 일단 발생하더라도 더 이상의 뇌졸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면 악화를 막을

수 있고 항치매약물 등으로 치료될 수 있다.

치매 진단 기준 의사마다 달라

그러나 치매 유병률에 대한 통계 수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치매를 진단하는

기준과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뇌혈관 치매의 구분이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는 “치매를 진단하는 기준,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뇌혈관성 치매를 판단하는 기준이 의사마다 다를 수 있다”며 “엄밀하게

말하면 알츠하이머의 병리요인과 뇌혈관성 치매 요인을 함께 나태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뇌혈관성 치매의 판단을 확실하게 규명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치매 연구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다”라며 “치료제는 어느 한쪽을 목표로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의 치매의 판단 기준이 명확해진다면 더

잘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기억장애 나타나면 바로 병원 찾아야

치매는 무엇보다도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서국희 교수는 “치매는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전혀 다르다”며 “노인들이 기억장애를 보일 때 단순한 건망증으로

지나치지 말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약물, 지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 의심 증상

△지속적, 반복적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이 저하된다

△물건 둔 곳을 기억하지 못한다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

△계산 능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진다

▽치매 예방법

△적게 먹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한다

△금연하고 절주한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을 철저히 치료한다

△검증되지 않은 비과학적인 요법에 현혹되면 안된다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한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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