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 지워버리는 동물실험 성공

뇌 속 기억 연결 잘라버리면 기억 없어져

쥐 실험에서 뇌 수술로 나쁜 기억을 지워 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증명됐다.

나쁜 기억을 갖고 있는 뇌 속 연결 부위를 잘라 버리면 기억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진행한 스위스 연구진은 “사람에게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위스 바젤의 프리드리히 미셔 연구소의 시릴 헤리 박사는 쥐에게 특정 소리를

들려주면서 그때마다 충격을 줬다. 그 소리만 들으면 충격을 경험하는 나쁜 기억을

심어 준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 연구진은 나쁜 기억이 형성된 쥐의 뇌에서 기억 담당 뉴런을 보호하는

‘그물’ 부분을 잘라냈다. 그러자 쥐들은 특정 소리를 들어도 공포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28일 뒤에는 소리와 충격의 관계를 완전히 잊어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그물’ 부분은 어린 쥐에는 없으며 성인 쥐에만 있다.

헤리 박사는 “쥐의 기억이 뇌 속에서 형성되고 머무는 작용을 알고 특정 기억을

없애 버리는 방법을 알게 되면, 사람 뇌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미국 워싱턴대학 마크 맥다니엘 교수는

“사람과 쥐는 기억 저장 방식이 다를 수 있다”며 “더구나 이번 실험은 특정 자극을

주어 기억시키는 조건반사 기억을 지운 것이라 다른 기억에서도 이런 삭제 효과가

발생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사우스플로리다 대학의 폴 샌버그 교수는 “기억의 분자 메커니즘을

밝혀낸다면 이번 연구 같은 방식으로 병적인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지 ‘사이언스(Science)’ 9월 4일자에 발표됐으며 미국 건강웹진

헬스데이,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4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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