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아요”같은 애매한 말투 여자만 쓴다?

남자도 여성적 주제를 여자에게 말할 때는 마찬가지

‘~같아요’ ‘그럴걸?’ ‘잘 몰라’처럼 자신없어 하는 말투는 흔히 여성들이

많이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측정해 보니 말하는 주제에 따라, 그리고

말하는 상대에 따라 남자도 마찬가지로 자신없는 말투를 여자만큼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의 니콜라스 팰로메어 교수 팀은 대학생

300여명에게 ∇바람 빠진 타이어 갈아 끼우는 법처럼 남성적인 주제 ∇화장품 고르는

법처럼 여성적인 주제 ∇중성적인 주제를 주면서 여자 또는 남자 상대방에게 이메일을

쓰도록 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이 쓴 이메일에서 △“거의” “아마도”처럼 유보적인 단어 △“잘

몰라” “이런 거 같은데 한번 확인해 봐”처럼 확답을 피하는 표현 △“그렇지 않아?”

“맞지?” 같은 부가의문문의 사용 빈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남자는 화장품 선택법을 여자에게 말할 때, 여자는 타이어 갈아 끼우는

법을 남자에게 말할 때 자신 없는 말투를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좋은

식당 추천하기처럼 중성적인 주제에서는 남녀 모두 주저하는 말투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결과에 대해 팰로메어 교수는 “자신의 성에 덜 친숙한 주제에 대해 그걸

잘 알 것 같은 이성에게 말할 때 남녀 모두 불확실한 말투를 쓴다”며 “남녀가 서로

다른 별에서 왔다는 식으로 과장하지 말고 남녀는 같은 동네의 서로 다른 구역에

살며 서로 잘 마주치는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의사소통 연구(Communication Research)’ 8월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이사이언스뉴스 등이 26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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