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남자 유방암 위험 2배

조기검진 필요, 60대 이상에서 주로 발견돼

여성의

병으로만 알려진 유방암. 하지만 모든 유방암이 여성에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서양의 경우 전체 유방암 환자의 1% 정도가 남성 유방암이다. 남성 10만 명당 1명의

비율이다. 서울대학병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 환자의 0.5% 정도가 남성 유방암이다.

이렇듯 유방암 자체가 남성에게 매우 드물기 때문에 환자든 의사든 의심을 잘

안 하게 된다. 서울대병원 유방암센터 한원식 교수는 “남성 유방암의 약 40% 정도가

3기 혹은 4기에 발견된다”며 “같은 병기에서 비교하면 생존율이나 치료 성적이

여성 유방암과 동일한 만큼 남성 유방암도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남성 유방암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남성에 있는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의 일정한 비율이 깨지면서 생기는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유방암 유전자인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는 남성에서 유방암 발병 위험이 가장 높다. 선천성

성염색체 이상인 클라인펠터 증후군 남성이 유방암 위험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한원식 교수는 “비만인 남성이 정상 체중의 남성에 비해 유방암 위험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온도가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사람, 휘발유나 배기가스에

노출되는 사람에게서 발병이 많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한다. 그 외에 간경변이 있거나

고환에 질병이 있는 사람, 가슴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들도 유방암 위험이 높다.

여성형 유방인 남성이 유방암 위험이 높은지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영국, 미국 등에서 남성 유방암은 증가 추세다. 세계적인 학술지 ‘암(Cancer)’지에

2004년 실린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남성 유방암 발병이

10만 명당 0.86명에서 1.08명으로 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5월호에 실린 영국 세인트 제임스대 연구팀의 조사에서는

영국에서 매년 350명 정도가 남성 유방암으로 진단받고 이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구에서 남성유방암이 증가하는 이유는 노인인구의 증가와 관련있다. 대부분의

남성 유방암이 60대 이상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비만 인구 증가, 광범위한

농약 사용, 알코올 섭취 증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에는 ‘증가’라고

할 만한 자료 자체가 없다. 워낙 발병 숫자가 적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남성이라고 해서 자가 검진법이 여성과 다른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유방 조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여성보다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방에 멍울이 갑자기 만져진다면 일단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 외에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온다 든지 외상이 없는데도 유두 부위에 궤양이 생기면 유방암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유두와 유륜부에 습진이 생기거나 허물이 벗겨져도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한 교수는 “아쉽게도 남성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며 “증상이

있을 때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만이 증상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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