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심리적 탄력성 높아 고비마다 부활

“나는 할일 있다” 생각이 역경 견디게 해

수 차례의 역경과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노벨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그의 인생 역정을 들여다 보면 ‘저 험한 일들을 어떻게

견뎌냈을까’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1년 국회의원 선거 지원 유세 중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박정희 정권의 10월 유신 뒤 일본으로 망명한 그는 1973년에 도쿄의 한 호텔에서

납치돼 현해탄에 수장될 뻔했다. 이후 1980년에는 ‘내란 음모’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역경에 굴하지 않고 그의 별명 그대로 인동초처럼

꿋꿋이 되살아났다.

이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생역정에 대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자신의 의지든 주변 환경이든 유전적 요인이든 강인한 사람이라는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리학적 회복탄력성 따라 인생항로 달라져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당하면서도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은 많다.

영국의 세계적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근육이 점점 마비되면서 결국 심장

근육까지 멈추게 되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지만 세계적 학자로 대우받고 있다.

조앤 롤링은 이혼하고 한때 정부 보조금으로 겨우 삶을 유지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글을 써 세계적 히트작 ‘해리포터 시리즈’를 완성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는 사막 탐험 중 자동차 전복사고로 목 아래 몸이 모두 마비됐지만 6개월

뒤 다시 강단으로 돌아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납치, 감금, 고문, 사형 선고 등을 모두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이겨낸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러한 능력을 ‘심리학적

회복탄력성’으로 해석한다.

심리학적 회복탄력성이란 심리적으로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친한 사람의 죽음, 만성질환 발병, 성적 · 육체적 · 감정적 학대, 전쟁 같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좌절을 이겨내는 능력이다.

이런 상황에 닥치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못 이겨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겪는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굴복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회복탄력성 지수가

높은 사람들은 좌절하지 않고 이를 이겨내는 특징이 있다.

“나는 꼭 할일 있다” 자기효능감 중요

회복탄력성은 감정통제력, 충동억제력, 낙관성, 원인분석력, 공감 능력, 자기

효능감, 적극적 도전성 등으로 구성된다. 감정통제력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능력이고, 충동통제력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분노, 좌절

등을 참아내는 능력이다.

원인분석력은 스트레스, 압박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고, 공감 능력은

다른 사람의 감정 상태를 읽어내는 능력이며, 자기 효능감은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어서

무언가를 해 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회복탄력지수가 높은 사람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울분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통제하면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라면 그 상황에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낸다.

채정호 교수는 “김 전 대통령에게 일어났던 일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의지력이

대단한 분임은 확실하다”며 “겪었던 일들이 오히려 그 분을 더 강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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