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로르샤흐 테스트’ 믿을 만한가

한 사람 놓고 전문가마다 다른 판독…인종별로 결과 다르기도

성격 분석에 널리 사용되는 ‘로르샤흐 테스트’의 그림 10개가 최근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모두 공개돼 저작권 소유업체가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 테스트의

신빙성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르샤흐(Rorschach) 테스트는 좌우 대칭으로 불규칙하게 번진 잉크 무늬를 보고

어떤 형상을 연상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정신 상태나 성격을 판단하는 검사법이다.

예컨대 똑 같은 무늬에서 어떤 사람은 예수의 형상을 보고 다른 사람은 박쥐를 연상하는

차이를 분석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로르샤흐 테스트에 대한 가장 종합적인 연구로는 2000년 학술지 ‘공공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에 실린 논문이 꼽힌다. 이 논문은 미국 에모리대학의

스캇 릴리언펠드 교수 등이 작성했다.

이 논문은 로르샤흐 테스트가 명성은 높지만 심리 진단을 위한 최고의 진단법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테스트를 이용할 때 판독자는 특히 주의해야

하며, 법정 등에서 정신감정을 할 경우 이 진단법뿐 아니라 다른 진단법을 병행해

사용해야 한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신빙성 논란 끊이지 않았던 로르샤흐 테스트

로르샤흐 테스트는 1920년에 만들어진 뒤 30년 간 논쟁의 대상이었다. 반대론자들은

이 테스트를 모든 사람에 적용할 수 없으며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신뢰를 잃어가던 로르샤흐 테스트는 197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존 엑스너가 보다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분석기준인 ‘포괄 평가시스템(CS)’을 발표하면서 그 신뢰도가

다시 높아졌다. 그러나 CS 역시 기준을 만들 때 너무 적은 사람에 대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으며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사람의 성격을 CS로 분석했더니 판독자에 따라 정상인 또는 정신병자로 달리

결과가 나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CS는 백인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칸 인디언 등에서는 다른 판정값이 나오며, 유럽과 미국 중서부에서도 이런

편차가 드러났다는 연구도 있다.

로르샤흐 테스트가 잘 집어내는 증세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증세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신분열, 조울증, 경계성 인경장애 진단에는 이 테스트가 유효하지만

우울증, 반사회적 인경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에는 오차가 많다는 것이다.

로르샤흐 테스트에 대한 신뢰성 논란은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미국 정신의학 웹사이트 사이키센트럴 등이 31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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