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충격총, 의학적으론 인체에 무관”

미 임상시험 결과…반론도 만만찮아

대테러진압용

비살상무기로 알려진 전기충격총 ‘테이저건’ 을 경찰이 22일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시위현장에서 쌍용차 사태 진압현장에서 발포해 노조원 한명이 뺨에 맞아 부상하면서

인체에 위험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전기충격총은 전기충격을 당하는 사람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위험할 수 있어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전기충격총의 사용이 활발하지 않아 의학적인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범죄 진압용 무기로 사용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전기충격총의

안전성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전기충격총인 테이저건은 유효사거리가 5∼6m로 5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전선이

달린 침이 발사된다. 권총형으로 5cm 두께의 직물류를 관통하며 테이저건 침에 맞으면

중추신경계가 일시적으로 마비돼 쓰러진다. 그러나 순간적인 고압이 심장마비 등의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등 안전성이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전기충격총

사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이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유기철 교수는 “중추 신경계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면

숨을 쉬는 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히 심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심장마비 등이 올 수 있으므로 100% 인체에 무해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국제사면위원회(AI)가 2007년 10월에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1년부터

전기충격총을 맞은 뒤 사망한 290명 중 20명의 사인은 테이저건과 인과관계가 있거나

다른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응급의학회보(Annals of emergency medicine)’ 4월호에 소개된

논문에 따르면 전기무기의 사용은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의과대학 윌리엄 보즈맨 교수 팀은 36개월

동안 전기충격총을 맞은 평균 나이 30세의 용의자 1201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벼운

부상이나 부상을 당하지 않은 사람은 99.75%로 1198명이었다. 가벼운 부상은 전기충격총을

맞아서 생긴 얕은 상처였다.

큰 부상은 총 3건이었는데 2건은 넘어져서 뇌출혈이 생겨 사망했고 나머지 한

건은 골격근의 손상으로 근육 내 세포의 내용물이 순환계로 유리되어 발생하는 증상인

횡문근융해증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사망한 사례 2건은 경찰 보호소에서 죽은 것으로

전자무기 사용과는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에 발표된 이 자료 결과는 대규모의 역학조사로

전자무기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기충격총은 범죄자가 아닌 사람이 맞았을 때 정신적인 충격을 가지고 올 수

있다. 전기충격총은 말 그대로 총 모양을 띄고 있으며 총을 쏘는 것과 똑같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황의섭 교수는 “경찰이 전기충격총을 쏘는 모습을 볼 때 ‘경찰이

총을 쏘고 있구나, 나는 총을 맞았구나’하는 생각을 할 수 있어 맞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인 경우에는 그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충격기 “방어력보다 소지자의 심리적 안정이 더커”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급증하면서 호신용 무기로 많이 이용되는 전기충격기의

경우도 최근에는 1만~10만 볼트까지 전압의 종류가 다양해 높은 전압의 경우에는

범죄자에게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충격기는 범죄자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직접적으로 접촉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사용법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가해자의 공격성을 더 높일 수 있다.

황 교수는 “가해자에게 내가 전기충격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들키면 오히려

가해자를 자극하는 역효과를 가지고 와 가해자의 공격성이 증가할 수 있다”며 “반대로

상대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전기충격이 가해지면 가해자의 공격심이

감소하는 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기충격기는 방어적인 효과보다는 사용하는 사람이 범죄의 위험에서

나를 지킬 수 있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지고 오는 효과가 더 크다”며 “그렇다고

해서 안 갖고 다니는 것보다는 호신용으로 갖고 다니는 것을 더 권한다”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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