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으로 해친 건강, 재혼해도 회복안돼

결혼의 ‘좋은 건강 효과’는 초혼에만 해당

이혼을 경험한 사람은 설사 재혼했더라도 건강상태가 결혼생활을 잘 유지하는

사람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대학 사회학과의 린다 웨이트 교수 팀은 51~61세 8652명을 대상으로

이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혼한 사람에게는 심장병, 당뇨,

암 같은 만성질환이 결혼생활 중인 사람보다 20% 더 많았다. 또 계단 오르기나 짧은

거리 걷기도 어려워하는 ‘이동 문제’도 이혼한 사람에게 23% 더 많았다.

이혼이 이처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스트레스,

그리고 이혼 뒤의 경제적 부담감 때문으로 해석됐다.

결혼생활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돼 있다. 부부가 협동함으로써

경제적 안정감을 느끼고 또한 부인이 남편의 식생활과 생활습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처럼 결혼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좋은 영향은 초혼에만 해당될 뿐 재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내용 중 하나다. 웨이트 교수는 “이혼을

통해 나빠진 건강이 재혼을 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당뇨나 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은 천천히 진행되며 과거 상황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또한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들의 건강도 조사했다. 그 결과

50대가 넘도록 결혼을 않고 홀로 사는 사람들은 심장병, 당뇨병 같은 만성병 발병률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우울증은 13%, 이동 문제는 12% 더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신들의 건강이 상대적으로 안 좋은 것은 과음, 흡연하기 쉽고, 시간을 나눌

사람이 없어 오랜 시간 일하고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 연구 결과는 ‘건강과 사회행동 저널(Journal of Health and Social Behavior)’

9월호에 실릴 예정이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미국 온라인 과학신문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27일 보도했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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