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담당’ 뇌세포 따로 있다

연예인마다 각기 다른 뉴런이 배당돼 있어

사람들 머리 속에는 미국의 유명한 여성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를 기억하는 신경세포(뉴런)가

따로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사람들은 오프라뿐

아니라 제니퍼 애니스톤, 할리 베리, 사담 후세인 같은 유명 인사들을 기억하는 각기

다른 뉴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인으로 치자면 김태희 담당 뉴런, 송혜교

담당 뉴런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영국 레스터대학 생물공학과의 로드리고 쿼로가 교수 팀은 실험 참여자들에게

유명인사에 대한 정보를 세 가지 방식으로 전달하면서 뇌 반응을 관찰했다. 세 방식은

연예인 사진 보여 주기(이미지), 이름 글자를 보여 주기(언어), 이름을 소리로 들려

주기(청각)였다.

각기 다른 자극이기 때문에 뇌의 시각 또는 청각 담당 부위가 먼저 활성화됐지만

곧 이어 뇌 속 한 뉴런에 ‘불이 켜지는’ 모습이 관찰됐다. 전달되는 정보 형태는

달라도 오프라 윈프리에 대한 정보는 뇌 속 한 뉴런으로 모인다는 증거였다.

이번 발견은 사람이 추상적 정보를 기억하는 방식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예컨대 연예인 송혜교라면 그녀의 사진이나 동영상의 세세한 내용은 곧 잊어버려도

그녀와 비슷한 사진만 봐도 “어, 송혜교”라고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사람뿐 아니라 추상적 기억도 이런 식으로 저장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어떤 사상이나 주장에 대해 문구 하나하나는 잊어버려도 주요 내용은 머리

속에 추상적 형태로 남기 때문이다.

쿼로가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의 뇌에서 그를 담당하는 뉴런이 생기는 모습도 관찰했다고

밝혔다. 실험 참가자들은 그를 몰랐기 때문에 처음에 “쿼로가”라는 이름을 불러줘도

활성화되는 뉴런이 없었지만 2, 3일이 지나면서 서로 알게 되자 “쿼로가”라고 불러

주면 뇌 속 한 뉴런이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쿼로가 교수는 “각 개인에 대한 추상적 기억은 뇌 해마(Hippocampus)의 한 뉴런이

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14일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온라인 판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신문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26일

보도했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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