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둥이짧고 눈몰린 개, 사람손짓 잘 따라

“앞에 보이는 것에 잘 집중하기 때문”

두 눈 사이가 좁아 눈이 앞으로 몰려 있고 주둥이가 짧은 개 품종이, 눈 사이가

멀고 주둥이가 긴 개 품종보다 사람의 손짓 신호를 더 잘 알아듣고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헝가리 에트뵈시 대학의 마르타 가스치 교수 팀은 개 180마리를 3개 조로 품종별로

나눠 사람의 손짓을 이해하는 능력을 실험했다. 개들은 거의 비슷한 복종 훈련을

받았다.

첫 번째 조는 사람과 눈을 맞춰 가며 일하는 개들로 구성됐다. 콜리 같은 양몰이

개, 또는 코커스패니얼이나 골든리트리버 같은 사냥용 개(gun dog)들로 구성됐다.

사냥용 개는 목표를 발견하는 그 방향을 가리키며 멈추는 포인터, 총을 맞고 떨어진

새를 물어오는 리트리버 등으로 구성된다.

두 번째 조는 사람을 돕지만 주인과 눈을 맞출 필요 없이 일하는 ‘독립적 일꾼

개’들로 구성됐다. 사냥감을 한 곳으로 모는 하운드, 썰매를 끄는 개 등이었다.

세 번째 조는 잡종개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개에게 손짓으로 방향을 지시하는 20가지 실험으로 개들이 사람의 지시에

얼마나 잘 따르는지를 측정했다.

실험 중에는 개에게 밥그릇 두 개를 제시하면서 연구진이 손짓으로 그 중 하나를

먹으라고 지시하는 것도 있었다. 그 중 한 개밥그릇은 방금 전 개가 맛있는 먹이를

먹은 것이었다. 연구진은 일부러 더 맛없는 먹이가 있는 개밥그릇을 손짓으로 가리키면서

개들이 얼마나 지시를 따르는지 봤다.

그 결과 첫 조의 양몰이 개나 사냥용 개가 다른 조의 개들보다 주인의 손짓 지시에

따르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연구진은 이것이 지적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주인의

행동에 대한 집중력과 반응의 차이이며 가축화되는 과정에서 진화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또한 첫 번째 조 개들이 대부분 짧은 주둥이와 몰린 눈을 가진 것에도

주목했다. 이들이 이런 얼굴 구조를 가진 것은 다른 것에 정신 팔리지 않고 눈 앞의

것에만 집중하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가스치 교수는 “개 품종마다 주인의 명령을 잘 따르는 정도가 다르다”며 “개의

행동을 시험할 때는 품종이라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행동과 뇌 기능(Behavioral and Brain Functions)’

최신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23일 보도했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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