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멀티태스킹 못해…번갈아 빨리 할뿐

훈련하면 멀티태스킹 속도 빨라지긴 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는 이른바 멀티태스킹은 인간의 뇌에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멀티태스킹은 컴퓨터 용어로 컴퓨터가 몇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하는 멀티태스킹은 예컨대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TV를 시청하는 것 따위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 폴 덕스 교수 팀은 멀티태스킹을 할 때 뇌가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관찰하기 위해 실험 참여자 7명에게 2주 동안 매일 두 가지 다른 일을 따로

또는 동시에 시키면서 뇌 변화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두 가지 일 중 하나는 제시되는 그림에 따라 정해진 손가락을 누르는 것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소리를 듣고 음절을 고르는 것이었다. 첫 번째 일이 시각과 운동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일은 청각과 언어 능력을 쓰는 것이었다.

처음에 참여자들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할 때보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때 작업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훈련이 계속되면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멀티태스킹은 연습을 하면 속도가 빨라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뇌 움직임 촬영 결과도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하면 전전두엽 후부의

활동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 뇌는 한꺼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할 수는 없고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결론을 내렸다. 훈련을 하면 한 가지 일을 집중적으로

재빨리 해치우고 지체 없이 바로 다음 일에 집중하는 능력이 좋아지는 것뿐이라는

결론이었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동시에 여러 일 하기를 꺼리는 것은 뇌의 의사 결정 과정이

방해를 받으면서 모든 일의 진행이 느려지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지속적으로 훈련을

하면 뇌가 방해받는 시간이 짧아진다”고 밝혔다.  

덕스 교수는 “뇌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훈련을 하면

한 직무를 처리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바로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착각을 받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뉴런(Neuron)’ 최신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16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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