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나 문신 함부로 하다 피부 망친다

검정색 착색제 성분 ‘2도 화상’ 부작용 초래

노출의 계절, 보다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원하는 부위에 헤나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헤나(Henna) 문신은 피부위에 식물성 염료인 헤나로 된 반죽을 올려두고 피부가

염색될 동안 기다린 후 반죽을 떼어내면 피부에 문양이 착색되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새기는 문신은 에이즈, 간염 등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지만

헤나는 그런 위험성이 거의 없다. 또한 반영구적인 문신과는 달리 2, 3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장점 때문에 헤나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인기다.

그러나 헤나를 잘못했다가는 2도 화상에 가까운 피부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직장인 유현희(28‧ 경기도 구리시)씨는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헤나 스티커를 구입해

집에서 문신을 하고 지난 4월에 부작용이 생긴 이후 다른 피해자들도 많을 것 같아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당시 유 씨는 손등에서부터 팔목 부위까지 사용 방법에 따라 스티커를 붙였다.

예쁘게 원하는 모양이 나올 거라는 기대감도 잠시, 검정색 문양이 지워지더니 금세

그 모양대로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따끔따끔 거리기도 했다. 며칠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피부 상태는 더 악화돼 고름이 생겨났다. 피부과에 갔더니 화학물질에

의한 2도 화상이라고 진단했다. 유 씨는 두 번이나 병원을 옮겨가며 치료를 받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흉터는 가시지 않고 있다.

 

천연헤나는 갈색 계열, 검정색 헤나는 없어

문제가 되는 것은 천연헤나가 아닌 블랙 헤나. 블랙헤나로 인한 피부 부작용은

뜨거운 것에 데여 피부의 진피층 까지 화상을 입는 2도 화상과 비슷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한국헤나협회에 따르면 천연 헤나는 헤나식물로 만든 천연파우더로 시술시 갈색

또는 오렌지색 계열로만 나타나며 원래 검정색으로 나타나는 헤나는 없다. 검정색으로

나타나는 헤나는 블랙헤나로 일컬어지며 PPD(para-phenylendiamine)라는 공업착색제가

들어있다. 이 물질은 머리 염색약, 인쇄 잉크, 윤활유, 휘발유, 가죽 염색약, 사진

현상액 등에도 들어있으며 알레르기 및 발암 유발 물질에 해당한다.

협회 관계자는 “천연헤나는 봉숭아 물 들이듯이 피부에 염색이 되고 식물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지만 블랙헤나는 PPD로 인해 피부에 흡수가 되면 인체에서 배출이

안돼서 부작용이 크다”며 “아무리 건강한 피부를 갖고 있다하더라도 이상반응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블랙헤나, 호흡기 장애- 실명 위험까지

블랙헤나를 잘못 사용했다간 단순히 피부에 염증을 일으킬 뿐 만 아니라 천식이나

호흡장애, 눈에 닿을 경우 실명의 위험까지 일으킬 수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2005년 시중에서 판매되는 헤나염료 19종에 대해 유해성분 함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12종에서 PPD가 1.1~32.8% 농도로 검출됐다. 이 물질이 검출된 염료 12종은 모두

검은색을 내는 ‘블랙 헤나’ 제품이었던 것. 식품의약품안전청은 PPD의 허용농도를

상한 3.0%로 제한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이무형 교수는 “헤나 자체는 부작용이 없는 천연 염료지만

색깔을 곱게 하고 착색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성분을 첨가하는 과정에서

니켈이나 PPD등 유해 성분이 첨가되고 있는 것 같다”며 “평소 금속 장신구를 하면

피부염이나 알레르기가 생기는 사람은 헤나 문신을 하면 피부염 등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빨갛게 달아오르고 물집 생기면 피부과로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김광중 교수는 “PPD는 블랙 헤나 뿐 아니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일부 머리카락 염색약에도 포함돼 있는 물질이다”며 “집에서 염색을 하다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빨갛게 달아오르거나

간지럽고 물집이 생기는 등 증상이 나타나면 접촉성 피부염 정도에 준하는 피부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블랙헤나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아직도 공공연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헤나협회 관계자는 “블랙 헤나

판매는 금지 돼  있지만 공공연히 상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 불법시술도 행해지고

있어 피해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드러나지 않아 이를 모두 단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자격이 검증된 시술소에서 문신을 받고, 인터넷에서 헤나

제품을 구입하려면 설명서를 꼼꼼히 챙겨보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노출에

신경을 쓰다 건강을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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