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마신 일산화탄소, 태아뇌로 들어가

일산화탄소, 태반 방어벽 뚫고 들어가 뇌발달 방해

담배 연기, 주방 가스, 주방 연기 등에 포함된 일산화탄소에 임신부가 노출되면

그 영향이 바로 태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생화학과의 존 에드먼드 명예교수는

임신한 쥐가 들이마신 일산화탄소가 태반의 방어벽을 통과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실험했다. 연구진은 임신한 쥐를 25ppm 농도의 일산화탄소에 노출시켰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립 직업안전국이 안전하다고 인정한 일산화탄소 수치다.

하지만 이렇게 ‘안전한’ 일산화탄소에 노출된 엄마 쥐에서 태어난 새끼 쥐의

뇌를 생후 20일만에 해부해 보니 만성적인 산화 스트레스 상태임이 확인됐다. 산화

스트레스란 활성산소에 의해 세포가 손상을 입는 상태를 말한다.

산화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 세포에 손상이 생겨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과 일산화탄소가 결합하기 때문에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져 저산소 상태가 되는 것이다. 산화 스트레스는 자폐증, 암, 알츠하이머 치매,

루게릭병, 다발성 경화증,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에드먼드 박사는 “일산화탄소에 노출된 어미로부터 태반이 새끼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어미가 마신 미량 일산화탄소에 새끼가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미량 일산화탄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임신부에게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새로운 일산화탄소 규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산화탄소는 특히 가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환기가 잘 안 되는 집안에서

농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매연 등의 일산화탄소에

대한 규제는 많지만 가정의 일산화탄소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태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생의학연구소가 발행하는 ‘BMC 뉴로사이언스(BMC Neuroscience)’

온라인판에 22일 게재됐고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가 26일 소개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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