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가족 “엄마, 오래버텨줘 고마워”

가족측 변호사 “호흡기 뗀 뒤 살아 있다고 판결 잘못인가?”

김 모 할머니(77)에 대한 국내 첫 존엄사 집행 뒤 예상과 달리 아무 상황도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 ‘병원과 가족에게 당황스런 상황이 됐다’고 진단하는

것에 대해 가족 측 신현호 변호사는 24일 “가족들 중 호흡기를 일찍 떼 할머니가

빨리 사망했으면 하고 바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송의 의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의미한 연명 치료로 호흡기를 달고

있는 것 보다는 호흡기를 달지 않은 채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지금 가족들은 호흡기를 떼고 난 뒤 할머니 병실에서 담소도 나누고 할머니 발을

주물러 주는 등 전보다 한결 편안한 마음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법원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신 변호사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호흡기를 뗀 것이 왜 이제 와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지, 또 할머니가 호흡기를 떼고

나서도 바로 숨을 거두지 않았다고 해서 대법원 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처럼 이렇게 자발 호흡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숨을 거두는 것이

가족들이 애초에 원하던 바였고 이것이 바로 존엄사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인공호흡기를 뗀 지 28시간이 지난 24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산소포화도

96%, 맥박 수 92회, 호흡 수 16~19, 혈압 100~120mmHg로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병원 측은 24일 “평소처럼 아침 8시에 유동식을 목에 연결된 관을 통해 공급해

드렸고 혈압, 맥박이 정상이며 어제보다 혈색도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 가족들은 “존엄사 집행 뒤 바로 숨을 거두실 거라 생각했지만 오래

버텨 주셔서 감사하다”며 “무엇보다 어머니 뜻대로 편하게 모실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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