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수근이 진단받은 ‘식적병’이란?

양방의 ‘과민성 장 증후군’과 비슷

그가 방귀를 한번 뀌면 동료들은 코를 막고 이불을 뒤집어쓰거나 재빨리 방문과

창문을 연다. KBS 2TV ‘1박 2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개그맨 이수근의 방귀 사건들이다.

배에 가스가 차거나 방귀를 뀌는 일이 잦아 ‘장트러블타’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수근이 최근 방송에서 한의원에서 ‘식적(食積)’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 병은 밥

먹은 기운이 계속 쌓여 병이 됐다는 뜻이다.

먹은 음식물이 정체돼 ‘적’이 나타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소화기보양클리닉 박재우 교수는 “식적은 적(積)의

일종으로 비위의 소화흡수 기능 장애로 먹은 음식물이 정체돼 생긴다”고 설명했다.

‘적’이란 복부에 생긴 덩어리를 가리키는 한의학 용어로 보통 오랫동안 일정한

형태로 고정된 위치에 통증이 고착돼 있는 병증(病證)을 가리킨다.

보통 식적병으로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은 ‘체한 듯 속이 답답하고 아프다’ ‘속이

안 좋고 설사도 자주 한다’ ‘회식 뒤 탈난 것 같다’고 호소한다.

박 교수는 “‘적’은 복부 내 종양, 근육의 뭉침과 매우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며

“‘적’은 한의학 용어 ‘취(聚)’와 대비되는 병증으로 ‘취’도 복부의 덩어리를

가리키지만 일정한 형태와 고정된 위치가 없이 통증이 여기저기로 옮겨 다는 점에서

구별이 된다”고 말했다.

식적의 증상은 가슴과 배가 답답하며 배에서 단단한 것이 만져지거나 때로는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복통이 있으며 트림을 자주하고 신물이 올라오고 입맛이 떨어진다.

대변은 굳거나 설사를 하기도 한다.

금방 나으면 체한 것이고, 증상 오래되면 식적

이러한 식적은 단순한 체기인 식체(食滯)와도 구별된다. 우리가 흔히 과식하거나

급히 식사를 한 뒤 속이 갑갑하고 배가 아프면 ‘체했다’고 한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식체라 하는데 소화제를 먹거나 손가락을 따서 사혈시키거나 하면 바로 뚫리며 증상

회복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증상이 바로 해결된다면 식체다.

반대로 명치끝과 배꼽 부위가 계속 더부룩하고 답답하며 아픈 경우가 있다. 심하면

배꼽 주위 혹은 아래까지 아프기도 한다. 이렇게 만성적으로 통증이 지속되면서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가 식적이다.

식적을 앓는 사람들은 만성 소화불량증에 시달리며 입맛도 떨어지고 심한 경우

체중이 줄기도 한다. 항상 기운이 없고, 매사에 의욕도 잃게 된다.

한방의 ‘식적’은 양방의 ‘과민성 장 증후군’

한방의 식적은 양방의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하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호 교수는 “배꼽 주위나 아랫배가 ‘살살 꼬이는 것처럼 아프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는데 사실 검사를 해도

딱히 드러나는 질환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경우 ‘과민성 장(腸)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의학적으로 분류된 병이 아니다. 병이라기보다는 기능적 장애로

설명되는데 이는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장 구조의 손상이나 이상 때문이 아니라 장

기능의 이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잦은 방귀 역시 과민한 장 때문

과민성 장 증후군은 아직 그 원인이 완전히 밝혀져 있지는 않다. 단지 장 근육의

부적절한 수축이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정도다. 통증, 설사, 변비가 다양하게

복합돼 나타나며 추가 증상으로 가스로 인한 복부 팽만, 매일 다르게 나타나는 변덕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배변 욕구 등이 있다.

이때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배변이 힘든 단단한 변을 보고 남성들은 묽은 변을

자주 본다는 성별 특성이 있다. 개그맨 이수근이 가스가 차서 방귀 및 설사도 자주한다는

증상과 들어맞는다.

김원호 교수는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가진 사람의 40% 이상이 이 증상 때문에

사회활동, 성관계, 가정생활, 레저, 식사 등에 제약을 받는다”며 “특히 장에 가스가

차는 증상으로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배변 후 줄어드는 복부 통증 △복부 통증이 동반된 무른 변

또는 잦은 배변 △복부 팽만 △점액질 대변(대변에 점액성 물질이 함께 나옴) △잔변감(대변을

봐도 변이 남아 있는 느낌) 등이 있으면 과민성 장 증후군을 의심해 볼만 하다.

박재우 교수는 식적 증상에 대한 해결법으로 “평소 규칙적이며 절제적인 식사로

소화 기능을 유지시키고 적절한 운동으로 부족한 소화 기능을 끌어올린다면 ‘식적’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며 “이미 ‘식적’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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