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물병, 여성심장 위협한다

화학물질 BPA가 여성 심장 불규칙 박동 유발

더운 여름, 여자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 물품 중에 생수병이 있다. 그러나 이제

플라스틱 병에 물을 넣고 다니며 마시는 행위를 최소한 여성들은 자제해야 할 것

같다. 플라스틱 병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비스페놀 A(BPA)가 특히 여성 심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BPA는 투명하고 단단한 플라스틱 용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질이다. 그간 BPA는

신경계 이상, 당뇨병, 유방암, 전립선암 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돼 왔으며,

이번에는 여성 심장에 미치는 영향이 발견됐다.

 미국 신시내티대학교 약리학과 스콧 벨처 교수 팀은 실험용 쥐의 심장세포를

배양해 BPA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에 각각 노출시켜 봤다. 그러자 배양된 쥐 심장

세포는 빠르면서도 불규칙하게 수축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수컷 쥐의 심장세포에서는

일어나지 않았고 오직 암컷 쥐의 세포에서만 일어났다.

그 이유는 암컷 쥐에 있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수용체가 BPA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BPA가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자극시키면 심장

근육 중 칼슘 이온을 다량 품고 있는 근육 소포체(sarcoplasmic reticulum)가 칼슘

이온을 과다하게 방출하고, 이렇게 방출된 칼슘 이온이 심장의 불규칙 수축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심하면 심장마비까지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벨처 교수는 “BPA는 법적으로 사용이 허가돼 있지만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환경호르몬이라는 연구 결과가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다”며 “소량의 BPA도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여성에게 일어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벨처 교수의 연구 결과는 10~1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2009 내분비내과

학술대회(ENDO 09)’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미국 과학논문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10일 소개했다.

플라스틱 병 쓰면 BPA 몸속으로 급속 침투

이 연구에 앞서 지난달에는 플라스틱 병으로 물을 마시면 BPA의 체내 수치가 상당히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를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 카리 미첼스 교수 팀이 밝혔다. 연구진은

77명에게 첫 1주일 동안은 물을 스테인리스 병에, 그리고 다음 1주일 동안은 플라스틱

병에 담아 마시게 하면서 소변 검사로 체내 BPA 수치를 검사했다.

그 결과 둘째 주 소변에서는 첫째 주보다 1.6배 많은 BPA가 검출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플라스틱 물병을 이용하면 BPA가 몸속으로 잘 들어간다는 결과다. 미첼스

교수는 “1주일만 플라스틱 병을 이용해도 유해한 BPA 양이 크게 늘어났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캐나다의 경우 아기 젖병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한국 등

대부분 나라에는 이런 규제가 없다.

미첼스 교수의 논문은 ‘환경 건강의 관점들(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크레프 온라인판,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 등이 5월22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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