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흥정’ 때문에 환자 목숨 경각

혈우병약 ‘노보세븐’ 공급중단에 환자들 농성

보건 당국의 무지가 혈우병 환자들을 생사의 기로로 내몰고 있다.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값 협상 때문에 이 회사가 공급하는 혈우병 약 ‘노보세븐’의

공급이 끊긴 지 8일 현재 21일이 된 가운데 환자 3명이 약 공급을 요구하며 보험공단

1층에서 사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보세븐의 약값은 작년 6월 보험공단과 노보노디스크 사 사이의 약값 조정을

거쳐 46.5% 인하됐다. 그러나 이후 덴마크 크로나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익에 타격을

입은 노보노디스크 사는 작년 12월 보건복지가족부에 약값 재조정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보험공단 측은 올해 4월7일부터 약값 협상을 시작했지만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6월8일까지 협상 진전은 없었고 약 공급만 중단됐다. 노보노디스크 사와

공단은 협상 마지막 날인 8일 오후 4시부터 협상을 시작했다.

보험공단 측은 혈우병 환자들의 농성 현장을 출입통제하고 있다. 통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보험공단 관계자는 “정형근 공단 이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혈우병 환자 모임인 한국코엠회 회원과 환자 가족 등 50여 명은 이에 따라

공단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외부에서 초조하게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코엠회 김영로 사무국장은 “농성 중인 환우는 60, 41, 30세 남자로 약을

복용하지 못해 위태로운 상태”라며 “협상이 최대한 빨리 끝나 약이 공급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약-요법 있다” 당국 발표에 전문가 “무슨 소리”

이에 앞서 ‘노보세븐 외에 대체 치료제가 없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공단 측은

7일 정정 요청 자료를 통해 “대체약이 있다”고 밝혔다. 공단 측은 이 자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 평가위원회(올 2월 개최)의 평가 결과 혈액 응고 제8인자

및 제9인자 억제인자 보유 혈우병 환자 등에는 ‘훼이바’와 면역관용요법 등 대체약제

및 치료법이 존재하고, 혈액응고 제7인자 결핍 환자에는 FFP(Fresh Frozen Plasma)

등 대체 치료법이 있다고 밝혔다.

공단이 이런 자료를 발표한 것은 노보노디스크 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혈우병 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비전문가의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을지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철우 교수는 “훼이바는 혈액응고인자 2번과 10번

이상에 사용되는 약이기 때문에 노보세븐과는 작용기전이 완전히 다르다”며 “한

환자에게도 어떤 때는 훼이바가, 또 어떤 때는 노보세븐이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훼이바가 노보세븐을 대체한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면역관용요법과 FFP에 대해서도 유 교수는 “면역관용요법은 응고인자를 대량으로

오랜 기간 동안 투여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대체 치료제라 할 수 없고, FFP는 인간

혈장을 수혈하는 방식이랄 수 있는데 후진국에서 감염을 무릅쓰고 하는 행위를 어떻게

대체 치료법이라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심평원 측의 무책임한 발표를

비판했다.

이용태 기자 lyt009@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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