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약 수요 크게 늘어날 것”

[메디컬 보스] 한국머크 유르겐 쾨닉 대표

경제

침체기에 오히려 140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 평택에 첨단기술센터를 짓고 있는 한국머크의

유르겐 쾨닉 대표는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약 수요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투자의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해 11개월 째 한국머크를 이끌고 있는 유르겐 쾨닉 대표이사는

“한국어의 ‘위기’에는 위험과 기회라는 두 뜻이 모두 들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첨단기술센터의 준공은 위기를 기회로 살리려는 머크의 의지와 책임을 보여주는

예”라고 밝혔다.

독일 머크 본사는 1668년 머크 가족에 의해 창립됐으며 341년 역사를 갖고 있다.

여러 고비에도 불구하고 머크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단기 이윤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화학과 의약 분야에서 가진 강점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머크 주식의

70% 가량을 머크 가족이 갖고 있지만 경영은 100% 전문경영인의 몫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멀리 내다보는 투자 필요”

쾨닉 대표이사는 “화학과 의약을 병행하던 다른 기업들은 경영난 돌파를 위해

둘 중 하나를 정리했지만 머크는 둘 다 포기하지 않았다”며 “화학 사업이 어려울

때는 의약 사업에 투자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의약 사업이 이익을 내면 화학 사업에

투자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머크는 1989년 설립돼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머크그룹은 2007년 스위스의

생명공학 업체 세로노를 인수, 의약산업 분야를 머크세로노 사업부로 통합했다. 그

뒤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성장하고 있다. 머크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지만 본격적으로 의약 사업에 주력한 것이 2004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진전이다.

머크가 생산하는 주요 의약품은 다발성 경화증, 심혈관계 대사 장애, 불임, 자가면역과

염증성 질환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 등이다. 대장암 표적치료제인 얼비툭스

같은 신약의 발매, 그리고 전 세계 시장에서 사용될 블록버스터 약물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머크에게 중요한 테스트 시장”

쾨닉 대표이사는 “현재 아시아의 최대 의약 시장은 일본이지만 한국은 노령화와

현대화, 올바르지 못한 생활습관 때문에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기술력이 좋고 새로운 기술에 대해 개방적인 한국은

머크에게 중요한 테스트 시장”이라고 말했다.

쾨닉 대표이사는 올 1월 주한유럽 연합상공회의소(EUCCK) 제약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위원장으로서 “의약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약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책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등에 대해 예측할 수 없으면 투자비용 회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어 외국계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이나 출시를 주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해결책으로 그는 “약값과 보험급여 결정을 위한 시스템과 정책이 정비되고, 새로운

약이 함부로 복제되지 않도록 특허 보호도 강화돼야 한다”며 “한국 보건 산업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사업 전개에 대해 그는 “화학사업과 의약사업을 중심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수익을 추구하되 고객과 투자자, 지역사회 구성원, 직원의 이익을 모두

고려하며 동반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회사와 다국적 회사 사이의 구별이 없어져야 한다”며 “한 국가를

가장 잘 홍보할 수 있는 사람은 외국인 투자자 아니냐”고 반문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출신으로 상파울루 제뚤리우 바르가스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쾨닉 대표이사는 2001년 머크그룹에 합류했고, 한국에 부임하기 전까지

파키스탄에서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1977∼1998년까지는 세계적 화학회사 바스프에서

매니저로 일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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