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보일 쓰러뜨린 대중의 외모집착증

벼락스타에 대한 외모 비난이 스트레스로 작용

영국의 재주꾼 발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약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추녀’로

국제적 화제가 됐던 수전 보일(47)이 지난 5월30일 결승전에서 2등에 머문 다음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녀에 앞서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해 휴대전화 외판원에서 일약 국제적 오페라

가수로 탈바꿈한 폴 포츠(38)와 비교한다면 수전 보일 스토리는 ‘여자의 고단함’을

그대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폴 포츠나 그녀나 외모가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폴 포츠는 남자라서

외모가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수전 보일은 그렇지 못했다. 47세 노처녀인

데다 외모까지 여성스럽지 않은 그녀가 뜨자 당장 온라인에서는 ‘여자의 외모와

능력’에 대한 논쟁에 불이 붙었다. 그녀는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해 머리 스타일과

복장을 완전히 갈아치운 다음에야 “이제 좀 여성스럽게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는 또 묵고 있는 호텔에 몰려든 취재진에게 욕설을 했다는 오보까지 나가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폴 포츠에게는 없었던 외모, 성격에 대한 시비가 그치지 않았던

것이다. 결승을 앞두고 그녀는 떼 지어 쫓아다니는 파파라치 등쌀에 출연 포기까지

고려하다가 무대에 올랐지만 결국 젊은 남성 댄스그룹에 고배를 마시고 만다.

그녀의 졸도에 대해 건국대학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TV 리얼리티 쇼(‘브리튼스

갓 탤런트’)가 진행될때는 어떻게든 버텼지만 결승전 뒤 긴장이 풀어지면서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나친 관심, 바뀐 환경이 불러일으키는 사회불안 스트레스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강은호 교수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남녀를 불문하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며 “벼락스타가

되면서 특히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공격들이 계속되면 정신적 외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터넷에는 수전 보일의 달라진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부터, 포토샵 같은

이미지 소프트웨어로 그녀의 외모를 바꾼 사진들이 여럿 올려져 그녀의 외모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여성의 외모에 대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관심을 갖는

21세기 미디어 세계에서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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