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보다 비인간적 대우가 더 아파”

영국 연구진, 고문 경험자 432명 인터뷰 결과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박탈하고 굴욕감을 주는 것 같은 비인간적 대우가 전기

충격 같은 물리적 폭력보다 정신적 피해를 더 많이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 킹스 칼리지 메틴 바소글루 교수 팀은 고문의 정신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유고슬라비아에서 포로 생활을 한 230명과 1980년 터키 군사쿠데타 뒤 정치적

이유로 감금돼 고문을 당한 202명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경험자들이 가장 힘들었던 경험으로 꼽은 것은 끼니, 물, 잠, 배변, 치료

같은 기본적인 요구사항에 대한 박탈과 심리적 공포감 조성, 모욕처럼 대부분 비인간적

대우였다. 반면 전기 충격, 매달기, 성기나 항문 때리기 등 신체적 고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경험한 21개의 고문 중 그다지 가혹하지 않았던 종류로 기억했다.

비인간적 대우는 특히 신체적 고문보다 외상 후 스트레스를 더 많이 유발한 것으로

관찰됐다. 바소글루 교수는 “그 동안 신체적인 학대를 통한 고문에 주로 초점이

맞춰지는 바람에 더 가혹할 수 있는 비인간적 대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크지 않았다”며 “고문을 가하는 여러 방법의 극악무도함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교정 정신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Orthopsychiatry)’

최신호에 소개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온라인 과학정보지

피스오그닷콤(physorg.com) 등이 2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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