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손녀로 보는 ‘죽음 아는 나이’

5살 때는 죽음을 어렴풋이만 인식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9일 그가 사랑한 손녀 서은 양의 천진한

모습은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태어날 때부터 노 전 대통령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서은 양은 올해 만 5세. 모두가 애통해도 손녀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알지

못한 채 카메라를 향해 브이 자와 윙크를 날렸다.

이런 서은 양의 모습은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 때 당시 세

살이던 케네디 주니어의 모습과도 비슷해 화제가 됐다. 5살인 서은 양도, 3살인 케네디

주니어도 할아버지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 인간이 죽음을 인식하는 때는 언제일까?

또한 부모는 자녀에게 죽음을 어떻게 이해시켜 줘야 할까?

9세 지나야 죽음에 대해 완전히 인식

죽음을 이해하는 나이에 대해 처음 연구하고 발표한 것은 헝가리의 심리학자 마리아

나기 박사였다. 1948년 그는 죽음을 이해하는 나이를 3단계로 나누었다. 이렇게 나뉜

나이는 근사 값이며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1단계 (3~ 5세): 죽음은 삶에서 잠깐 없어진 상태로 본다. 한동안 깨어나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것과 비슷하게 여긴다.

▽2단계 (5~9세): 죽음은 끝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일부 어린이들은 핏기 없이

죽은 사람, 해골 같은 이미지로 죽음을 표현한다. 운이 좋거나 똑똑하면 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3단계 (9세 이상): 죽음은 끝일 뿐 아니라 영영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다.

모든 사람은 죽으며, 쥐도 코끼리도, 낯선 사람도, 부모님도 모두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운이 좋거나 나쁘거나 착하거나 똑똑하거나 상관없이 모든 친구들도

결국 죽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죽음에 대해 알려 줘야 바른 감성 가질 수 있다

부모들은 흔히 자녀에게 죽음에 대해 얘기하길 꺼리지만 전문가들은 일정한 나이

이상이 되면 자녀에게 죽음과 슬픔, 상실에 대해 이야기 해 줘야 육체적인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바른 감성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죽음과 사망 연구의 선구자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는 “죽음에

대해 모르도록 방치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그 이유를 “어린이들은 상상력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에 사실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막연히 죽는다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녀에게 죽음과 관련된 의식을 알려 주기 위해 실제로 가족 중 누군가가

사망하기 전에 자녀를 타인의 장례식장에 데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자녀에게 죽음에 대해 애기할 때 주의할 점

죽음을 잠에 비유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기나긴 잠을 자러 떠났다” 등으로 비유하면

어린이들은 잠들었는데도 다시 깨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죽음을 설명할 때 냉정한 척 하는 것, 죽음을 미화시키는 것, 지어내 이야기를 하거나

사실을 다 애기하지 않은 것도 조심해야 한다.

자녀에게 죽음을 말할 때 주의할 사항으로 전문가들은 △자녀들이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다 △누군가의 죽음을 맞았을 때 기분이 어떠한지

묻는다 △죽음과 관련된 질문을 해도 막지 않는다 △죽음에 대해 빨리 애기해 줄수록

좋다 △점잖고 진실 되게 말한다 △자녀들과 함께 슬퍼하거나 운다 △죽음과 관련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재확인 시킨다 등을 꼽는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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