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치가 정상이면 간 괜찮나요?

환자들이 직장에서 한 검진 결과지라며 가져와서 해석을 부탁하곤

한다. 특정 수치가 높아서 재검이 나왔다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고,

다 정상이라고 나오긴 했는데 어떤 검사를 받은 건지 알고 싶다며 설명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그 중에서도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간수치인데, 아무래도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일수록 간수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많은 것이 사실이다.

회식을 그렇게 자주 하는데도 간수치가 정상인 것을 보니 내

간이 튼튼한가 보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부터 간수치가 조금 높은데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자기 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간수치’라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간수치가 높으면 무슨 의미이고, 간수치가 정상인 것은 무조건 안심해도

된다는 의미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정상적인 간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수의 간세포들이 존재한다.

튼튼한 간세포들은 많은 종류의 효소(=간이 일을 하는데 필요한

도구라고 볼 수 있다.)를 갖고 있는데, 간세포가 죽게 되면 세포 내부에 있던

효소가 바깥으로 흘러나오게 되고 혈액 속에 효소의 양이 늘어난다.

간의 기능을 나타내는 혈액검사상의 수치는 GOT, GPT외에도

r-GT, ALP, bilirubin, chE, albumin, protein, PT 등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보통

이야기하는 간수치는 여러 효소 중에서도 특정 2가지 효소의 양(AST, ALT 혹은 GOT,

GPT라고 불린다)을 말한다.

간세포 많이 죽을수록 간수치 상승

간세포가 많이 죽을수록 효소의 양, 즉 간수치는 상승하게

된다. 간이 손상되는 원인은 워낙 다양한데, 몇 가지 경우를 말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간에서 감당해야(대사시켜야) 하는 약물을 과량으로 섭취하면

간세포가 손상을 입게 된다. 대표적인 약물이 바로 알코올인데, 알코올과 알코올의

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간세포에 직접 손상을 입힌다.

2. 직접적인 외상에 의해서도 가능한데, 예를 들면 강도를

만나 칼에 찔린다던가, 혹은 교통사고가 나서 간이 멍들거나 찢어지면 간수치가 상승한다.

3.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를

공격한다. 간세포는 간염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희생되는 셈이다.

4. 간이나 간 주위 장기에 종양 덩어리가 생겨서 간 조직을

압박하면 종양 주변의 간세포들이 눌려 죽게 된다.

5. 간 주변에 생긴 심한 염증(예를 들어 담관염)에 의해 2차적으로

손상을 입기도 하고, 산소가 모자라서(허혈) 죽기도 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서 간세포가 죽게 되면 이른바

‘간수치(라고 불리는 숫자)’는 상승하는 것이다.  간이 손상을 입어 간세포가

죽으면 죽은 세포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간수치는

정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완벽한 재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어서

손상이 계속되면 손상을 입은 부위는 점점 굳어지고(섬유화가 되고) 그러면서

크기도 작아진다.

간이 굳어지는(섬유화) 것을 ‘간경화’라고 부르는데,

일단 간경화가 시작되면 회복은 불가능해진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심오하고 복잡한 과정을 간략화 시켰다는

점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애주가들은 간수치가 정상으로 측정되면 ‘역시 내 간은 튼튼해!’라며

안심하는 경향이 있는데 꾸준히 술을 드시는 애주가분들! 간수치가 정상이라고

절대 방심하지 마세요. 간은 소리 없이 변할 수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지방간을 포함한 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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