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박쥐-코끼리도 측은지심 있다고?

미 생태학자 “동물도 도덕성 있다” 주장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수 있는 도덕성은 인간만이 갖고 있다고 여겨졌지만 일부

동물들도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의 생태학자 마크 베코프 교수는 최근 펴낸 책 ‘야생의

정의: 동물의 도덕 생활(Wild Justice: The Moral Lives of Animals)’에서 생존을

위해 협동이나 침략 같은 사회적 응집성이 필요한 동물들도 도덕적 사고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코프 박사가 동물에게 도덕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이들에게 동감과 동정이라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있다는 점이다. 베코프 박사는 코요테, 코끼리, 원숭이, 침팬지,

설치류, 박쥐, 돌고래 등의 행동을 비디오로 촬영‧분석해 이들의 도덕성을 소개했다.

이 책은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 미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최근 소개했다.

늑대

늑대는 조밀하게 짜인 사회 그룹 속에서 엄격한 규칙 아래 생활한다. 힘센 늑대는

서로 물고 부딪히며 놀 때 자기보다 약한 늑대보다 살짝 무는 등 ‘핸디캡’을 갖는다.

따라서 늑대는 공정하며  이러한 행동은 도덕규범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다른

개과의 동물들도 비슷한 규칙아래 놀이를 한다. 코요테들은 놀이를 하면서 상대를

너무 세게 무는 동료는 ‘왕따’를 당하게 하고 쉬지 못하게 하거나 죽게 한다.

코끼리

코끼리는 아주 사교적이고 감정적인 동물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이언 더글라스

해밀컨 박사는 무리에서 아프거나 상처를 입은 동료를 돕는 코끼리의 모습이 코끼리도

동정심을 느낀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2003년 남아프리카에서는 코끼리가 울타리에

갇혀 있는 영양을 보고 빗장을 풀어 탈출하도록 도운 사례도 있다. 동물들은 다른

종에 대해서는 배타적이기 마련인데, 코끼리가 영양에게 감정이입이 돼서 울타리

빗장을 열어준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다이애나 원숭이

한 실험실에서 다이애나 원숭이들은 먹이를 얻기 위해 토큰을 슬롯 안에 끼워

넣도록 훈련 받았다. 이 와중에 훈련에 숙달된 수컷 젊은 원숭이는 이 방법을 모르는

늙은 암컷 원숭이를 도와줬다. 남을 도와준다는 행동을 했다고 해서 원숭이에게 주어지는

이익은 없었지만  젊은 수컷 원숭이는 늙은 암컷 원숭이가 떨어트린 토큰을

주어서 슬롯 안에 대신 넣어주고 이를 대가로 받은 먹이도 양보했다.

침팬지

인간에 가장 근접하고 가장 똑똑한 것으로 알려진 침팬지는 도덕성이 있다고 해도

크게 놀랍지는 않다. 침팬지들은 정의에 대한 개념이 있고 이에 어긋났을 때는 응징이

가해진다.

쥐들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동료에게 해가 된다면 먹이를 먹지 않는다. 실험실

테스트에서 쥐들이 먹이를 먹으면 다른 그룹의 쥐들에게는 전기 충격이 가해지자

쥐들은 먹이를 먹는 것을 멈췄다. 그동안 이런 상호성은 영장류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설취류인 쥐도 동료를 위할 줄 안다는 것이 확인됐다.

박쥐

매일 밤 피를 먹는 흡혈박쥐는 구한 먹이를 공유하지 않을 것 같지만 피를 구하는데

성공한 흡혈박쥐는 먹이를 구하지 못한 다른 동료와 음식을 나눠 먹는다. 특히 전에

자신과 먹이를 공유했던 동료와 나누어 먹는 경향이 있다. 미국 플로리다 게인즈빌에

사는 과일박쥐는 암컷이 새끼를 밴 다른 암컷에게 먹이나 다른 것들에 관한 도움을

준다.  

돌고래

돌고래는 뇌 속에 방추세포가 있다. 매우 크고 특별한 이 세포는 인간과 영장류에게만

제한된 것으로 다른 존재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이입되는 역할을 한다고 여겨졌다.

긴수염고래, 혹등고래, 범고래, 향유고래 뇌에는 방추세포가 있고 방추세포의 위치

또한 영장류의 그것과 같을 뿐만 아니라 양은 영장류보다 3배가 많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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