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인식 초능력자’ 따로 있다

몇년 전 스쳐 지나간 낯선 사람 얼굴도 기억

사람 얼굴을 못 알아보는 얼굴인식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지만,

몇 년 전 스쳐 지나간 사람 얼굴까지 기억하는 얼굴인식 초능력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하버드대학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대학 심리학과에서 박사후 과정을 하고 있는 리차드 러셀 박사는 “인구의

2% 정도는 얼굴인식 초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들은 사람 얼굴을 지나치게 잘 인식한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부담을 가질까 봐 얼굴을 알면서도 처음 만난 듯 행동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여태까지 학자들은 사람들의 얼굴인식 능력에 대해 얼굴인식을 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두 종류로 구분했다. 그러나 러셀 박사는 표준화된 얼굴인식 테스트를 통해

사람들의 얼굴인식 능력이 뛰어난 사람, 보통인 사람, 낮은 사람 등 여러 편차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얼굴인식에 뛰어난 사람은 예컨대 5년 전 여행을 할 때 식당에서 만났던 웨이트리스의

얼굴을 기억한다. 특별히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음식을 가져다 줬을 뿐인데도

얼굴을 기억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얼굴 모습이 바뀌거나

머리카락을 염색해도 “이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알아내는 능력도 비상하다.

한 얼굴인식 초능력 여성의 경우 두 달 전 슈퍼에서 동시에 쇼핑했던 여자 얼굴을

기억한다. 길에서 스쳐가는 사람들에 대해 보통사람들은 전혀 기억을 못하지만 얼굴인식

초능력자들은 “이 사람은 전엔 뭘 했고 또 그때는 어디 있었지”라고 기억한다.

사실 이들은 너무 많은 얼굴을 기억하기 때문에 피곤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러셀

박사는 말했다.

얼굴인식 초능력자들은 다양한 사람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의 면접,

범죄 사건에서의 증언, 신원확인 등 업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얼굴인식 능력이 중요해진 것은 인류의 역사에서 극히 최근의 일이다.

산업사회 이전만 해도 한 사람이 평소 만나는 사람은 100~200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도시화가 진행되고 TV가 보급되면서 하루에 수천, 수만의 얼굴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러셀 박사의 연구 결과는 ‘사이코노믹 정보와 검토(Psychonomic Bulletin &

Review)’ 최신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 온라인판 등이 19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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