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과 손발입병은 다른 병?

 “수족구병과 손발입병은 다른 병인가요?”

코메디닷컴이 최근 손발입병에 대한 기사를 내보낼 때 ‘손발입병(수족구병)’이라고

먼저 병기하고 나중에 손발입병으로 표기를 하고 있지만 헷갈린다는 독자가 적지

않다.

수족구병(手足口病)은 영어로 ‘Hand Foot and Mouth Disease’다. 우리말로 정확히

‘손발입병’인 셈이다. 수족구병이라고 하면 한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의미를

알 수 없다. 손, 발, 입에 물집이 생긴다는 뜻이다. 어떤 언론에서는 ‘수족구병은

손, 발, 입에 수포가 생기는 질환’이라고 설명해놓았던데 ‘수포(水疱)=물집’이므로

이 또한 어려운 설명이다.

한때 우리 축산 농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구제역(口蹄疫)도 엄청나게 어려운

병명처럼 보이지만 영어로는 ‘Mouse and Foot Disease’다. ‘口’는 입이고 ‘蹄’는

말발굽, ‘疫’은 돌림병을 가리키니 입과 발굽에 생기는 돌림병이다. ‘입발굽병’이라는

딴 용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구제역, 아니 입발굽병이 손입발병에 비해 전염력과

파괴력이 훨씬 세지만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해서 전문가들은 ‘수족구병=사람 구제역’이라고도

부른다. 손발입병과 입발굽병이라는 병명만 대면 굳이 그런 설명조차 필요 없겠지만.

그런데 손발입병, 입발굽병 등의 용어들은 코메디닷컴이 머리를 짜내 만든 것이

아니고 2001년 대한의사협회가 발간한 ‘우리말 용어집’에 수록된 것들이다.

당시 용어집에는 지나치게 생소한 용어가 많아 최근 개정판에서 현실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수정됐지만 쉬운 의학용어를 쓰고, 또 어려운 의학지식을 가급적

쉽게 풀어서 쓴다는 것이 코메디닷컴의 원칙이다.

첫째,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쓰며 둘째, 용어가 어려우면 우리말로

순화해 쓰고 셋째, 가급적 용어를 제시하기 보다는 뜻을 풀어서 쓴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견갑골(肩胛骨)은 어깨뼈, 이개(耳蓋)는 귓바퀴로 쓴다. 또 기존에 쓰이지만 뜻이

잘 통하지 않는 의학용어는 우리말과 병기하고 나서 우리말 용어를 쓴다. 예를 들어

눈물이 부족해서 눈이 뻑뻑한 증세는 ‘눈마름증(안구건조증)’으로 병기한 다음

그 뒤부터는 ‘눈마름증’만 쓴다. 이번 손발입병도 마찬가지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의학용어를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어느 라디오 방송 뉴스에서 ‘충돌로 인해 경추 염좌가 발생해서…’로 보도하는

것을 들으며 쓴웃음을 지었는데, 쉬운 용어로 고치면 ‘충돌 때문에 목삠이 생겨서…’가

되겠지만 이 경우엔 굳이 용어를 쓸 일이 없다. ‘부딪혀 목이 삐어…’로 표기하면

된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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