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입병 백신 안만드나 못만드나

“기술 있지만 무서운 병 아니라서…”

손발입병(수족구병)으로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이 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예방백신은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병에 대한 예방백신이 없는 이유에

대해 “만들 수는 있지만 백신을 만들 정도로 치명적인 병이 아니다”며 “백신이

없어도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키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5일 손발입병 예방 백신을 못 만드는 이유를 “한 가지 바이러스가

아니라 에코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71 등 다양한 엔테로바이러스(장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특정 바이러스를 겨냥한 백신을 생산하기 어렵고, 엔테로바이러스71은

백신 제조에 필요한 면역원성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병으로 수 십 명이 숨진 중국에서는 손발입병이 법정 전염병이지만 국내에서는

필수예방접종대상 전염병에 속하지 않고 법정전염병도 아니다. 보건 당국은 전국

24개 병원을 대상으로 엔테로바이러스 표본감시를 통해 검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다.

서울대 소아청소년과 감염전공 이환종 교수는 “수 십 가지의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손발입병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사이에서 꾸준히 발생하는, 흔하고

가벼운 병”이라며 “백신을 생산하려면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한데 이번 사망

사례 1건만 가지고 백신을 만들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독성이 약한 콕사키 바이러스A16이 손발입병을 주로 일으켰고

이번에 사망한 유아는 독성이 강한 엔테로바이러스71에 감염됐다. 엔테로바이러스71에

감염됐다고 해도 뇌염 같은 치명적 합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드물다. 엔테로바이러스71은

면역원성이 낮아 백신 개발도 쉽지 않다.

중앙대 용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교수는 “면역원성이 낮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표현이 약하다는 뜻”이라며 “바이러스의 면역원성이 높아야

백신 개발도 쉽다”고 말했다.

손발입병은 감기처럼 여러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손발입병에 걸리면 입에 생기는

수포 때문에 음식을 못 먹어 영양실조에 걸리고 탈수 증세로 병원에 입원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경우도 일주일 안에 대부분 회복된다.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수 교수는 “손발입병은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물을 끓여 먹고 외출 뒤 소금물 양치를 하고 손을 자주 깨끗이 씻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것 외에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며 “놀이방이나 유아원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공동 물건의 청결을 유지하고 환자가 발생하면 집에서 쉬도록

해 전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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