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먹어야 하는 약, 보험은 단 3년?

만성 B형간염 환자 치료 포기는 약값 때문

국내 약 35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최소한 10년 또는 평생

동안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함에도 이들 약의 건강보험 적용 기간은 3년밖에 안

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3년의 보험 적용 기간이 끝나면 환자는 비보험 약값의 70%를 부담하게 돼 있어

약값에 대한 부담을 평생 지고 가는 실정이다.

만성 B형간염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헵세라를

비롯해 부광약품의 레보비르, 한국 BMS의 바라크루드 정도다. 이들 약의 한달 약값은

보험이 적용돼도 25~30만 원이며 평균 석 달의 처방약 값은 6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만성 B형간염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약값 상담을 주로 하게 된다”며 “비싼 약값을 감당 못해 치료를 포기하려는

환자를 보면 담당 의사로서 답답하고 안타까운 적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보험 기간이 3년에 그치는 이유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위원회의 한 위원은 “만성 B형간염 치료제가 처음

나온 때가 1996년이었고, 이 때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제픽스’가 처음 등장했다”며

“이 약의 보험 적용 기간을 정하다 보니 보험 재정 문제도 있고 해서 3년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 정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김 교수는 “임상적 근거나 학술적 데이터가 있어서 3년으로

정해진 게 아니다”라며 “제픽스와 동일한 조건을 적용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은 다른 질병보다 보험적용이

안 되는 약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며 “하루빨리 보험 급여 관련 규정이 정비돼 비싼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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