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뱀파이어 있을수 없다 수학이 증명

미 교수 계산에 유럽 교수 “뱀파이어를 물로 보지 말라”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뱀파이어를 다룬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가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불가사의한 과학 정보를 다루는 언익스플레인드-미스테리 온라인판은 최근

‘수학적으로 계산할 때 뱀파이어가 존재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물리, 수학,

경제학자들의 피튀기는 논쟁을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우선 뱀파이어는 존재할 수 없다는 명제를 수학적으로 증명해 논란에 불을 붙인

주인공들은 미국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물리학과의 코스타스 에프티미우 교수와 소항

간디 교수. 이들은 2007년 미국 잡지 ‘회의적 탐구자(Skeptical Inquirer)’에 ‘영화

속 공상 대 물리학적 현실’이란 기고문을 통해 “뱀파이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수학으로 증명했다.

“뱀파이어 있다면 인류 30개월 만에 멸종”

이들은 여러 기록을 토대로 뱀파이어가 처음 지구상에 등장한 시기를 1600년 1월1일로

잡았다. 그리고 미국 통계 자료를 인용해 당시 세계 인구를 5억3687만911명으로 잡았다.

뱀파이어는 현실에선 죽었지만 죽지 않고 계속 사람 목에서 피를 빨아먹고 살며,

뱀파이어에게 피를 빨린 사람은 바로 뱀파이어가 된다는 것이 설화의 내용이다.

이들 두 물리학자는 수학적 계산을 통해 한 뱀파이어가 두 사람 목의 피를 빨고,

다시 그 두 사람이 각기 두 사람씩의 피를 빨고… 하는 식으로 계속될 경우 인간은

2년 6개월 만인 1602년 6월이면 멸종했을 것이라고 계산했다.

이들 두 물리학자는 ‘인간 원리(anthropic principle)’를 인용하며 주장을 끝낸다.

인간 원리는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공식이다. 즉 인간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뱀파이어는 있을 수 없으며, 반대로 뱀파이어가 존재한다면 인간은 없어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들은 “뱀파이어를 만들어낸 사람은 분명 수학과 철학 과목에서 낙제한 사람일

것”이라고 조소했다.

“뱀파이어가 바보인가? 다 먹어 치우게”

이들의 뱀파이어 부정에 발끈하고 나선 이가 있었으니 바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대학의 수학자 디노 세이디노비치 교수였다. 그는 2008년 ‘수학 지평(Math

Horizons)’ 11월호에 발표한 ‘인간과 뱀파이어 충돌의 수학’이라는 글에서 “에프티미우,

간디 두 교수가 뱀파이어의 사망률, 그리고 뱀파이어의 이성적 식량 관리 능력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뱀파이어도 마늘, 쇠말뚝, 성스러운 물(성수)을 만나면 ‘진짜로’ 죽어야 한다(어차피

뱀파이어는 죽지 않는 존재지만, 마늘 등을 만나면 피 빨기를 그만 두고 잠들어야

한다). 또 뱀파이어가 바보가 아니라면 먹잇감인 인간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

치웠겠냐는 반론이었다.

세이디노비치 교수는 오스트리아의 수학자 리하르트 하르틀과 알렉잔더 멜만이

1982년 발표한 기념비적 논문 ‘트란실바니아(뱀파이어가 거주한다는 루마니아의

지명)의 재생가능한 자원 문제(1982년)’를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하르틀과 멜만은 이 논문에서 “뱀파이어는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식량원을

다 먹어 치우지 않았고, 공급과 수요의 최적치를 계산해 주기적으로 피를 빠는 전략을

채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은 바보인가? 사람이 뱀파이어 숫자 관리”

이런 주장에 또 재반론이 나왔으니 이번에는 독일 킬 대학의 경제학자 데니스

스노버 교수였다. 그는 1982년 ‘정치경제학 저널(The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6월호에 발표한 ‘거시경제 정책과 뱀파이어의 최적 멸종’ 논문에서 “뱀파이어가

두고두고 먹기 위해 인간을 살려 놓을 정도로 똑똑했다면, 그러면 인간은 뱀파이어가

드시라고 따뜻한 피를 담고 다니는 멍청이들이었단 말이냐”며 인간 옹호론을 펼쳤다.

그는 “뱀파이어들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며

“오히려 인간이 뱀파이어를 마늘 등을 이용해 잠재울 수 있었지만, 뱀파이어를 멸종시키는

것은 사회적으로 최적의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에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뱀파이어 숫자를

관리해 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뱀파이어의 존재에 대한 장구한 연구 역사를 언익스플레인드-미스테리 온라인에 소개한

필자 마크 스트로스(스미소니언 매거진 선임 편집인)는 한 가지 가설을 내놓으며

글을 맺었다.

“여태까지의 연구는 뱀파이어를 최종 포식자로 설정했다. 그러나 뱀파이어를

먹고 사는 더 상위의 포식자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 동물학자, 진화학자가

나서야 할 때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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