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뇌염 모기 나타나 모기 주의보

몸 덥고 이산화탄소 많이 내뿜는 사람 잘 물려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더니 벌써 집 안팎에서 모기가 앵앵거린다. 모기는 섭씨

25~30℃ 사이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므로 벌써 왕성한 활동 시기가 된 것이다.

모기마다 활동 시간대가 다르지만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주는 작은빨간집모기나

중국얼룩날개모기는 주로 해진 뒤에 활동한다. 이들은 말라리아, 상피병, 일본뇌염,

황열병, 뎅기열 등 여러 가지 전염병을 옮긴다.

지난 4월 13~14일에 울산 검역소, 그리고 20~21일엔 경북 보건소 관내에서 올해

최초로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1개체씩 채집돼 질병관리본부는 30일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일본뇌염 매개모기에 물리면 바이러스가 급성

신경계 증상을 일으킨다. 뇌염은 치사율이 5~35%에 이르며, 후유증 발생도 75%나

돼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 질병매개곤충과 박찬 팀장은 “올해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모기 유충이

자랄 웅덩이는 적지만, 아파트 단지 안 연못이나 하수구, 도랑에는 모기 유충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런 곳부터 방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할 시기는 6월 중순 정도”라며 “경기 북부

지역으로 야영을 간다면 말라리아 위험 지역이므로 9시 이후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긴팔 옷을 입으면 좋다”고 말했다.

인체에 해로운 모기 왜 해마다 극성?

작은빨간집모기와 중국얼룩날개모기가 위험한 것은 이들이 뇌염바이러스나 말라리아원충을

옮기기 때문. 이 바이러스들은 오랜 진화 끝에 이들 모기를 매개체로 선택했다. 특히

말라리아 원충은 원래 인체 밖에서는 생존할 수 없는데 오직 중국얼룩날개모기를

통해 사람에게 옮겨지며 이 모기 안에서만 교합한다. 

국내에 말라리아가 증가한 이유로 연세대 환경의생물학교실 용태순 교수는 “중국얼룩날개모기가

피를 빨아 먹는 북한의 야생동물이 줄어들면서 사람의 피를 빨아먹게 됐고, 남한으로까지

내려오게 됐다”고 분석했다.

다행이라면 중국얼룩날개모기의 장구벌레들은 깨끗한 수질환경에서만 살 수 있어

도시 지역으로의 진출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는 점이다.

▽모기에 대한 속설, 어디까지 맞을까

△피가 단 사람이 많이 물린다?

피가 달고 체온이 높은 사람을 모기가 좋아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용태순 교수는 “항온동물인 사람의 체온이 크게 차이날 수 없으며 피가

달다는 말도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며 “모기는 머리에 있는 촉수로 각 동물의 독특한

체취와 내쉬는 이산화탄소를 탐지해 피를 빨기 위해 접근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운동하고 나면 모기에 더 잘 물릴 수 있다. 운동 후 생기는 몸의 열, 이산화탄소,

젖산이 모기의 표적이 되는 까닭이다. 모기에게 매력적인 신호는 냄새와 열이다.

모기는 △사람의 체온 △숨 쉴 때 뿜어지는 이산화탄소 △젖산과 같은 피부 화학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런 신호를 보내는 사람을 먹이 대상으로 고른다.  

△향수 뿌리면 더 잘 물린다?

아니다. 향수를 뿌리거나 향기 나는 로션을 바른다고 모기에 더 잘 물린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암컷 모기들은 종종 감미로운 향기를 뿜어내는 꽃에 이끌린다. 그러나

그렇다고 모기가 사람이 사용하는 로션, 스프레이, 데오도란트, 향수 같은 제품의

향에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술 마신 사람을 좋아한다?

맞다. 알코올은 모기를 부른다. 2002년 이뤄진 한 연구에 따르면 술 마시기 전과

후에 모기에게 물린 숫자를 확인해 보니 술을 마신 뒤 물린 자리가 더 많았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모기 서식지를 제거하는 사전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야외활동 때는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를 품기는 발목밴드를 착용하거나 모기장을

치면 모기에 물리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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