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소강상태…이번 주 고비될듯

“독성 낮고 겨울철 2차 유행도 없을 것”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 받았던

환자가 퇴원하고 다른 추정환자 2명의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며 신종플루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첫 신종플루

감염 환자였던 수녀 A씨(51)가 이날 오전 퇴원했다. 지난달 28일 감염이 추정돼 병원에

격리된 지 6일 만이며 환자는 기침이나 발열, 인후통 등 신종플루 증상이 없고 건강한

상태다.

A씨와 함께 생활하는 다른 추정환자 수녀 B씨(44), 그리고 같은 항공편으로 입국한

C씨(여·62)의 신종플루 감염이 확진되면 사람 대 사람 사이의 2차 감염이

확인되지만 대유행(pandemic)의 시작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견해다.

B씨는 A씨와 자동차를 함께 타고 공동시설에서 생활하다 감염됐기 때문에 사회적

확산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C씨도 여객기 내에서 2m 이상 떨어져 있어

A씨가 아니라 미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이들 추정환자

2명이 확진으로 판명 나더라도 국가 재난단계를 현재의 ‘주의’로 유지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도 발병 사례와 사망률이 감소하면서 낙관론 또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이날 “신종플루가 일반적인 독감 이상으로 위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신종플루의 독성이

낮고 멕시코를 제외하고는 대개 증세가 경미하고 사망률도 일반 독감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승철 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장은 “대유행이 되려면 신형 바이러스 출현, 환자

여럿 발생, 강한 독성, 예방백신 부재 등 4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 데, 이번 신종플루는

치사율이 10% 정도이고, 사망자도 멕시코에서만 집중적으로 발생해 독성이 약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춥고 건조한 계절에 유행하는 인플루엔자의 특성상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더라도

가을, 겨울철이 되면 더 강력하게 바뀐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 박승철

교수는 “1918년 세계를 휩쓴 스페인독감도 봄의 1차 출현 때는 독성이 약했고 가을과

겨울의 2차 출현 때 많은 사망자를 냈다”며 “그러나 이번 신종플루는 독성이 약해

2차 유행 가능성이 낮고 또 그 이전에 백신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조류독감(AI)의 치사율이 60%인 것에

비하면 이번 신종플루의 치사율은 크게 낮아 대유행이 되더라도 AI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최초 확진 환자가 탑승한 여객기 탑승 승객에 대한 추적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잠복기가 최대 7일이라 이번 주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4일 현재까지 신종플루 감염이 의심된다며 신고한 사람은 모두 112명이며

이중 99명은 음성으로 판정 났고, 나머지 10명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 중이다. A씨와

함께 대한항공(KE018)을 탔던 탑승자 337명 중 115명에 대해서는 2차 추적조사를

마쳤으며 12명은 주소지 불문명 등 이유로 추적이 불가능한 상태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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