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왜 하필 돼지에서 치명적 독감 생겼나?

인간독감-조류독감 바이러스, 돼지 몸에서 합쳐지기 쉬워

돼지 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 SI)는 돼지의 호흡기에서 전염력이 강한 사람의

독감 바이러스와, 강력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돼지에서 이런 여러 바이러스들의 ‘재조합’이 이뤄진 것일까.

사람과 가장 가까운 개에도 독감 바이러스는 있고, 닭, 오리, 말 등에도 있는데,

이들을 다 제치고 왜 하필이면 실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돼지에게서 사람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독감이 발생한 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람, 조류 등 다른 종(種)의 바이러스를 받아들이는

능력에서 돼지 세포가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충북대 수의학과 모인필 교수는 “바이러스에 감염 되려면 바이러스가 세포에

붙어야 하는데, 돼지의 경우 여러 가지 바이러스가 붙을 수 있는 수용체가 여럿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돼지의 호흡기에서 돼지 자체의 바이러스는 물론, 조류독감

바이러스, 인체 독감 바이러스 등이 혼합되면서 조류독감의 치명성을 가지면서도

사람에게 전염되는 신종 독감 바이러스가 재조합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 동안 각종 괴질이 나타날 때마다 ‘돼지를 조심하라’는 경고는 끊임없이

나왔었다. 돼지의 호흡기에서 이처럼 다양한 바이러스가 재조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경고들이었다. 닭, 오리 등 조류에게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키는 조류독감이 한국

등을 휩쓸어도 인간에 대한 전염이 거의 없었던 것은 조류에게서는 돼지와 같은 ‘재조합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었다.

조류독감이 유행할 때 여러 전문가들은 ‘다음엔 돼지’라며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번에 그 경고가 현실화된 것이다.

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 회장 박승철 교수(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는

“독감 바이러스는 인류나 동물이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고, 이에 맞춰

예방백신 개발도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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