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 올들어 외국인 환자 1.5배”

[메디컬 보스] 최한용 삼성서울병원장

“병원에 찾아온 환자를 더욱 더 성심껏 진료하고 이를 위해서 의사들이 연구에

매진하면 세계 초일류병원이 될 것이고 각국의 환자들이 몰려오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우리 병원이 추구하는 아시아 의료허브의 모델입니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삼성서울병원 최한용 원장은 병원의 최우선 과제를 우리나라

환자에 대한 최선의 진료라고 규정했다. 병원에서 최고의 진료수준을 유지하면 외국의

의사들도 이를 배우러 오고 이에 따라 환자들도 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 원장은 “외국 의사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일종의 문화적 교류”라면서 “또

인류애를 바탕으로 삼아 개발도상국에 의료 혜택을 베풀면 한국의 이미지 제고와

환자 유입은 2차적으로 물 흐르듯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지요. 예전에는 싱가포르로 향하던 러시아,

몽골 등의 상류층 환자들이 한국으로 오고 있죠. 외국인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늘었습니다. 이들 환자와 보호자의 편의를 위해 신라, 롯데,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과 계약을 맺었고 한남동 이슬람 사원을 편히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최 원장은 특실도 우리나라 환자들이 이용하지 않을 때 이를 외국인 환자에게

이용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의료와 의료산업의 발전이 모순이

아님을 엿보게 하는 설명이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5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아랍어로 된 홈페이지를 열 계획이다.

‘경쟁’보다 ‘협력’이 중요

최 원장은 삼성서울병원 QA관리실장, 기획실장, 진료부원장을 거쳐 병원장에 오르며

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이 되는데 기여했지만 ‘삼성만의 의사’보다는

‘의사의 길’에 더 큰 관심을 갖는 듯했다.

최 원장은 현재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회장을 맡아 이 분야 학문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밖에서는 라이벌로 보는 서울아산병원의 비뇨기과 의사들과도 경쟁보다는 어떻게

하면 서로 협력해서 학문 수준을 높일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져 매달 두 병원

의사들의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부원장 시절에도 언론에서 국민의 건강과 어긋나는

보도를 하면 삼성서울병원의 이해와 크게 관계가 없는데도 홍보실에 찾아와서 이를

바로잡는 공익적 홍보를 부탁하는 일이 잦았다.

최 원장은 우리 의료 환경이 발전하려면 미국 의료시스템의 장점을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현재 심장병이 의심되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환자에게

서약서를 쓰게 하고 사타구니 혈관으로 도관을 넣어 심장사진을 찍고 있지만 환자의

안전을 위해 심장용 컴퓨터단층촬영(CT) 도입을 서두르겠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를 위해 심장영상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오재건 미국 메이오 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를 심장혈관센터 공동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최 원장은 이렇게 찍은 영상자료를 온라인에 올려 다른 병원에서도 보게 되면

환자의 진료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이른바 전자의무기록(EHR)을

기반으로 한 U헬스산업의 선도적 역할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의료의 특성상 아직 개선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암센터의 문을 열고 환자의

편의를 위해 당일 진료, 당일 검사, 7일 내 입원을 목표로 삼았지만 환자가 너무

많아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여러 각도에서 환자를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최 원장은 “미국에서 연수할 때 의사들이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고

환자의 감정상태를 대신 경험하게 하는 것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며 “환자에게

암에 대해 통보하는 방법부터 고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의료진과 자원봉사자가

힘을 모아 암 환자에게 명상, 요가, 모발관리 등을 가르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정도 도입했다. 결국 미국 존스홉킨스나 메이오, 하버드 등과 어깨를 견주는 격조

높은 병원은 환자에서 시작되고, 여기에 충실하다 보면 외화 수익은 부차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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