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임자있는 남자’에 더 끌린다?

“다른 암컷의 선택따라 배우자 결정” 동물실험 통해 증명

여자는 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헷갈릴 경우 다른 여성이 이미 선택한 남자를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프랑스 LEGS(진화, 유전체, 종분화 연구소)의 프레데릭 메리 박사

팀이 초파리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과정을 다양한 실험 방법을 동원해 살펴 얻어졌다.

연구진은 우선 수컷 초파리 두 그룹을 준비했다. 한 쪽은 잘 먹여서 건강하게

키웠고, 다른 한 쪽은 모이를 평소의 4분의1로 줄여 비실비실하게 키웠다.

첫 실험은 두 무리의 수컷 초파리를 각기 다른 통에 넣어 암컷 초파리 우리에

넣고 암컷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었다. 수컷들이 담긴 통에는 작은 구멍이 나 있어

바깥의 암컷들은 수컷과 접촉할 수는 없었지만, 수컷들의 모양과 소리, 냄새는 맡을

수 있었다. 당연히 암컷들은 잘 자란 수컷들이 있는 통 위에 두 배나 더 많이 머물렀다.(실험방법

1)

그런데

두 번째 실험을 하자 이 비실비실 수컷이 갑자기 ‘섹시 남’이 됐다. 두 번째 실험은

첫 실험에서 ‘비실 수컷’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던 경험많은 암컷을 선발해 이뤄졌다.

이 ‘대표 암컷’은 원통의 한 쪽에 넣어졌고, 투명한 칸막이로 막힌 옆칸에는 ‘비실

수컷’이 다른 처녀 암컷과 짝을 이뤄 넣어졌다.(실험방법 2)

한 방에 넣어진 ‘비실 수컷’과 처녀 암컷 쌍이 교미를 나누는 모습을 본 ‘대표

암컷’은 가운데 칸막이가 치워지자 ‘비실 수컷’의 구애를 받아들였다. 혼자 판단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남자지만, 다른 여성이 허락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합방을

허락한 것이었다.

실험에 다른 변수가 끼지 못하도록 메리 박사는 두 번째 실험을 이번에는 가운데

칸막이를 반투명 재질로 만들어 해 봤다. ‘대표 암컷’이 옆방의 교미를 목격하지

못하도록 가린 것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칸막이를 터 줘도 ‘대표 암컷’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른 여자와 함께 하는 것을 봤느냐, 안 봤느냐가 판단에 결정적 차이를

발생시킨다는 실험 결과였다.

메리 박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에는 더 짓궂게 실험을 해 봤다. 수컷 파리를

아예 핑크색과 녹색으로 칠해 자연 상태에서라면 암컷이 기겁을 하고 도망가도록

만든 실험이었다.

두 번째 실험 도구를 이용해 처녀 암컷이 핑크색 또는 녹색 수컷과 교미하는 장면을

보여 주자, ‘대표 암컷’은 녹색 수컷의 교미 장면을 봤을 때는 녹색 수컷에게,

핑크색 수컷의 교미 장면 봤을 때는 핑크색 수컷에게 짝짓기를 허용해, 마찬가지

결과를 보여 줬다. 다른 암컷의 선택이 나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메리 박사는 “암컷 초파리는 수컷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확고할 때는 다른 암컷 무리들이 뭘 하든 상관하지 않지만, 수컷에 대한 판단이 헷갈릴

때는 암컷 무리들의 판단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특징은 초파리뿐 아니라

일부 물고기, 새, 그리고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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