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진 체포로 보는 ‘군대 우울증’

낯선 환경에 적응 못하는 적응장애의 일종

그룹 젝스키스의 전 멤버 이재진 씨가 청원 휴가를 나온 뒤 군대 복귀를 33일간

미루다 8일 경찰에 체포됐다. 그리고 그의 미복귀 이유는 우울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체포를 계기로 이른바 ‘군대 우울증’ 문제를 짚어본다.

이 씨는 2006년 부친상을 당한 데 이어 입대 3개월 전인 2008년 5월에는 모친마저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동생 이은주(가수) 씨와 둘만 남겨진 상황에서 입대한 그는

심한 우울증을 앓았으며, 군 병원에서 치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군대 우울증을 적응장애의 한 유형이라고 본다. 적응장애는 말 그대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문제를 겪는 증상을 말한다. 우울증상은 그 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영남대병원 정신과 서완석 교수는 “군대 우울증은 적응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며 “난생 처음 경험하는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오게

마련이며 학교나 직장이라면 이럴 때 잠시 쉬면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군대에서는

그런 가능성이 극히 낮기 때문에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적응장애는 가족과의 사별, 해고, 성적 부진, 이혼, 파산, 자녀 사망 등에 의해

나타난다. 개별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고, 여러 스트레스가 복합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런 ‘군대 우울증’이 간단한 게 아닌데도 ‘진짜 사나이’라면 이 정도 우울증

정도는 간단히 이겨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장병들이 함께 생활하는 군대에서는 우울증을 감추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드러나는 것도 쉽지 않다.  

전역한 지 3년 된 서울 양천구 신월동 정 모(26) 씨는 “갓 입대했을 때는 선임병에게

맞을까 봐,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후임병에게는 약해 보일까봐 걱정했다”며

“가족이나 여자 친구가 그리운 것도 우울한 원인이지만, 초년병 때는 앞으로 2년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생각에 정말 우울했다”고 회상했다.

군대 우울증을 줄이기 위해선 여러 과제가 있지만 무엇보다 우울증 위험이 큰

사람을 입대 전에 골라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신체, 정신 검사

단계에서 일부 입영 대상자들이 입대를 면제 받기 위해 일부러 우울증이 있는 척

하기 때문에 정말로 우울증 소지가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작업이 힘들다는 문제가

있다.

서 교수는 “입대 심사 과정에서 우울증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극심한 군대

우울증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며 “우울증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두려워 말고 정신과를

찾아 상담하고 치료 받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군대우울증 표현 부적절” 의견도

한편 군대 우울증이란 용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우울증이 있으면 현역병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군대 우울증이

심하다’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으며, 대신 적응장애, 성격장애 두 가지 원인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군대에서의 적응장애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적응장애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도망가려고 하지 말고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반면

성격장애는 고치기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에 국방부가 따로 관리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