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출된 석면은 독성 강한 ‘각섬석계’

“비석면 모양이기 때문에 독성 낮다” 의견도

최근 아기용 파우더, 화장품, 약 등에서 검출된 석면은 여러 석면 중에서도 특히

독성이 강한 종류라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환경연구소와 환경운동연합은 7일 석면분석전문연구소(ISAA)가 시중에 유통되는

아기용 파우더 4종류를 검사한 결과 모두 각섬석 계의 트레몰라이트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석면 농도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제조 및 유통 기준인 0.1%를 최고

50배 초과했다.

석면의 종류는 크게 각섬석계와 백석면 두 가지로 나뉘며, 그 중 각섬석계는 독성이

강하고 백섬석계는 독성이 약하다. 각섬석계는 다시 청석면(크레시도라이트), 갈석면(아모사이트),

트레몰라이트, 액티노라이트, 안소필라이트 등 다섯 가지로 나뉜다. 이중 트레몰라이트가

이번에 검출된 것이다.

각섬석계 중 독성이 강한  청석면과 갈석면은 1996년 사용이 금지됐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트레몰라이트는 액티노라이트와 안소필라이트와 함께 상품성이

적어 사용량이 적다는 이유로 2003년에야 사용이 금지됐다. 최근 사용된 석면의 90%는

백석면이었지만, 올해부터 백석면도 금지 항목에 추가됐다.

이들 아기용 파우더 제조업체들은 활석가루(탈크)를 모두 덕산약품공업으로부터

공급받았다. 따라서 덕산약품공업으로부터 활석가루를 납품받은 화장품, 의약품 등에

트레몰라이트가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들 시민 단체들은 주장했다.

식약청 “석면 종류 중요하지 않다” 주장

한편 주무 부서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아기용 파우더나

화장품, 약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중요하므로 검출량과 종류는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석면은 종류에 따라 독성이 다른데도 석면의 종류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활석가루 속의 석면은 물질로서는 독성이 강한 각섬석계의

트레몰라이트지만, 그 결정이 독성이 약한 ‘비석면성’이어서 독성이 낮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는 7일 “이번 파동에서 발견된 석면

입자는 석면 모양이 아니라 석면 섬유가 부서진 ‘비석면 모양’의 트레몰라이트라서

석면 모양의 트레몰라이트보다 독성이 더 낮을 수 있다”고 밝혔다.

비석면 모양 트레몰라이트란 엄밀히 말하면 화학적으로는 석면이지만 실제로는

석면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비석면 모양의 트레몰라이트에도 발암성이 있지만 석면 모양의 트레몰라이트보다는

발암성이나 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는 밝혔다.

“석면 먹으면 치명적 악성중피종 생길 수도”

가톨릭의대 산업의학과 김형렬 교수는 “석면이 발암물질인 것은 분명하지만 활석에

포함된 석면 성분이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석면과 동일한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며 “아기용 파우더나 화장품에 들어간 석면이 정말로 트레몰라이트인지,

그 입자의 모양은 어떤지가 먼저 발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석면의 위험성에 대해 “아기용 파우더에 포함된 석면에 단기간 노출된

정도로는 폐암이나 석면폐 등에 걸릴 위험은 높지 않다”며 “그러나 석면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악성중피종은 상대적으로 저농도·단기간 노출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악성중피종은 인체

장기 사이의 막에 생기는 암으로 발견이 힘들고, 발병하면 환자 대부분이 1년 내

사망하는 매우 위험한 암이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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