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에 일단 노출되면 치료법 없어”

10년 지나야 증상 나타나는 ‘침묵의 살인자’

시판되는 아기용 파우더 30개 제품 중 12개에 석면이 포함됐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보도된 뒤 어떻게 아기용 파우더에 석면이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일 “아기용 파우더의 70~90%를 차지하는 주원료인

탈크는 무른 돌인 활석을 미세 분쇄해 만든다”며 “활석에는 자연에서 만들어진

석면이 포함될 수 있는데, 활석을 분쇄해 탈크로 만드는 과정에서 석면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물질이다. 1급

발암물질이란 사람에게 확실하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라는 뜻이다. 석면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수천분의 1정도로 미세해 공기 중에 노출되면 사람의 코나 기관지의

방어막에 걸리지 않고 폐로 들어온다.

석면은 오랜 기간 잠복기를 거쳐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가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 ‘죽음의 먼지’ ‘조용한 시한폭탄’ 등으로 불린다.

아기용 파우더 속 석면은 파우더를 바르는 과정에서 호흡기를 통해 아기나 엄마

몸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습진이나 아토피로 생긴 상처에 닿으면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석면에 많이 노출될수록 문제가 커지지만 석면 입자 하나만으로도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산업의학센터 오상용 교수는 “석면 가루가 호흡기를 통해

폐에 들어가면 화상을 입어 흉터가 생기듯 폐 조직을 섬유화시킨다”며 “이로 인해

폐에 물이 차고 폐 조직이 딱딱해지고 심한 경우 폐암 또는 석면이 폐에 쌓이는 석면폐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석면이 무서운 것은 석면 때문에 생기는 질병에 대해 현재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오상용 교수는 “석면의 독성이 알려지면서 산업 현장에서도 석면이 퇴출되고 있는데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아기 용품에서 석면이 나왔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석면에 노출되면 현재 치료법이 없고 노출 뒤 10년 정도가 지나야 증상이

나타나므로 석면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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