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수술’로 성불구된 남성, 수술 의사 고소

수술 부위에 만성적 통증 생겨 결혼 파탄

조루를 없애준다는 수술을 받았다가 심각한 음경 통증이 발생해 결혼까지 파탄

난 30대 남성이 비뇨기과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서울에 사는 김 모(34세) 씨는 2006년 결혼을 앞두고 포경수술을 받기 위해 압구정동의

한 비뇨기과를 찾았다. 자신이 조루증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조차 몰랐던 그는 의사로부터

“이제 곧 결혼도 하는데 조루 수술을 미리 받으면 부부관계가 더 좋아진다”는 말을

듣고 수술대에 올랐다. 비용도 20만 원에 불과하고 수술도 간단하다는 말만 믿었다.

수술 뒤 음경이 붓고 피멍이 생겼으며 진물이 나왔다. 3주 정도 지나서 붓기와

피멍은 가라앉았지만 음경에서 칼로 찌르는 듯 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통증이

밤낮으로 밀려오자 김 씨는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으며,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이란

진단을 받았다. CRPS는 외상 후 특정 부위에서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신경병성 통증이다.

예정됐던 결혼은 취소됐고, 김 씨는 2007년 12월 해당 비뇨기과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선고 판결은 올 10~12월쯤 나올 예정이다.

이 소송을 맡고 있는 S 변호사는 “이른바 조루 수술은 꼭 필요한 수술이 아닌데도

일부  비뇨기과 의원들이 이익을 위해 수술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비뇨기과 교수 “효과-안전성 입증 안됐다”

조루는 성관계를 시작한 뒤 빠른 시간 안에 사정하는 증세를 말한다. 남성이 사정

시간을 조절하지 못하고, 전체 성관계 횟수의 절반 이상을 불만족스럽게 느끼는 경우가

조루증으로 진단된다.

조루를 치료한다는 수술은 ‘음경 배부신경 절단술’이라 불린다. 1994년쯤 이

수술을 처음 실시한 서울 명동의 이윤수 비뇨기과 원장은 “국내 학회뿐 아니라 세계

학술대회에서도 이 시술법에 대해 발표했고 안정성이 검증돼 현재 남미에서도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음경 배부신경은 음경 윗면에 위치해 귀두를 비롯한 음경의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귀두와 인접한 부위에는 여러 개의 가는 가닥으로 되어 있지만 음경

근위부로 가면서 합쳐져 두 개의 굵은 신경을 이룬다.

음경배부 차단 수술의 원리는 음경 귀두부의 감각이 중추신경계로 전달되지 못하도록

차단해 사정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음경 배부신경을 차단할 때 신경을 잘못

건드리면 자칫 발기부전, 음경의 신경 무감각, 통증 등의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윤수 원장은 “오래 전부터 꾸준히 시술돼 온 음경 배부신경 차단술 자체가

논란이 돼서는 안 되며, 시술자의 기술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의 한 비뇨기과 개원의는 “조루 때문에 병원을 찾는 남성이 많다”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 치료, 귀두 확대술 등을 하며, 아무에게나 음경 배부신경 차단술을

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조루 진단 기준은 시간 아니라 만족도

그러나 비뇨기과 개원가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대학병원의 비뇨기과 교수들은

“음경 배부신경 차단술은 한국에만 있는 수술이며,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개원의에서 행해지는 음경배부 차단술은 몇 년 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며 “조루증 개선 효과도 검증되지 않았으며, 이 수술을 받은 환자가

발기 부전, 통증 등 부작용 때문에 대학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조루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성행위의 만족도에 관한 문제이므로

수술이 아닌 약물, 정신 상담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며 “정확한 진단 없이

스스로를 조루라 생각해 불필요한 시술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음경 배부차단술은 안정성 논란이 있지만

아주 효과가 없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효과가 있다면 앞으로 연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할 시술”이라고 말했다.

이 수술에 대한 보건복지가족부의 입장은 “2007년 2월 신의료기술 평가 사업이

도입된 뒤에 시술되는 새로운 의료 기술은 안정성과 유해성 평가의 대상이지만, 그

전부터 행해져온 시술은 평가 대상이 아니다”는 것이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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