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치 나올텐데 ‘젖니 충치’ 치료해야 하나?

충치 깊어지면 영구치 모양 망가지므로 치료해야

달고

부드러운 음식을 많이 먹어 요즘 아이들은 이도 잘 썩는다. 하지만 부모들은 “곧

영구치가 날 텐데”라며 무심하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치과 전문의들은 “어린이

치아라도 신경 치료가 필요할 때가 있다”라고 말한다. 너무 깊이 썩어 들어가면

영구치 모양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생후 6개월부터 나기 시작하는 유치(젖니)는 아래 앞니부터 시작해 두 살 때까지

모두 20개가 나온다. 영구치는 여섯 살 때부터 어금니 뒤쪽에서 나오는 것을 시작으로

13살까지 28개가 나온다.

2001년 보건가족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국민건강조사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유치에 충치가 발생하는 비율은 선진국의 3배나 된다. 5살 어린이의

20개 젖니 중 충치에 걸린 숫자는 평균 5.48개나 됐다.

어릴 때 젖니, 충치 발생률 높아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소아치과학교실 이제호 교수는 “충치가 점점 더 어린 나이에,

많이 생기고 있다”며 “보통 눈으로 충치가 보일 정도가 돼야 치과에 오는데 그때는

이미 신경에까지 염증이 진행돼 있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젖니라도 충치가 신경까지 침범했다면 신경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며

“방치하면 잇몸 뼈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젖니의 뿌리

아래에는 영구치로 나올 이가 자라고 있는데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 영구치의 모양이나

잇몸이 변형될 수 있다.

치아는 크게 법랑질, 상아질, 치수 세 부분으로 나뉜다. 법랑질은 치아의 바깥층,

상아질은 중간층, 치수는 가장 안쪽 부분이다.

신경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치수 때문이다. 치수는 치아의 중심부에서 치아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치아에 가해지는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한다.

치아가 부러지거나 충치 때문에 치수가 노출됐을 때, 또는 치수에 염증이 생겼을

때는 반드시 신경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다.

젖니의 신경치료가 필요한 경우

치료 방법은 유치의 치수 윗부분만을 개방해 약으로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한

뒤 혈류를 차단해 염증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젖니의 법랑질은 영구치의 절반 두께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당분,

산 등에 쉽게 상한다”며 “젖니에선 신경과의 거리가 짧기 때문에 충치가 치수까지

내려가면 빠른 속도로 뿌리 끝까지 썩어 들어간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소아치과 박재홍 교수는 “영구치의 신경 치료는 신경 조직을 제거한

뒤 뿌리 안을 약제로 막는 치료를 여러 번 해야 하지만, 젖니의 신경치료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며 “젖니 안으로 흡수되는 약제를 채워 넣은 뒤 20분 안팎이면 치료가

끝난다”고 말했다.

젖니에 생긴 충치를 방치하면 뿌리 끝에 고름이 생길 수 있고, 이러면 젖니를

제거해야 한다. 젖니를 정상보다 일찍 뽑으면 양옆의 젖니가 빈 공간으로 기울면서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막아 덧니가 생긴다. 따라서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남은 3~6개월

동안 나머지 젖니를 제자리에 머물도록 해 줄 간격유지 장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젖니에는 영구치보다 충치가 더 잘 생기므로 3개월 정도마다 치과

정기검진을 받게 하는 것이 충치를 예방하는 첫 걸음”이라고 말한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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