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인과 성관계 뒤 전염될 확률은?

여성 보유자→남성, 0.1% 이하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충북 제천시에서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시 운전기사

전 모씨(27)가 여성 수십 명과 콘돔 없이 성관계를 가졌지만 전 씨가 치료를 잘 받고

있기 때문에 전파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 약을

먹는다고 전염이 안 된다니 말이 안된다”며 방역당국에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그러나 에이즈 감염자와 성관계를 맺는다고 곧바로 에이즈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특히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적절한 치료를 받아 혈액 속에서 활동하는 바이러스를

무력화시켰을 때에는 감염 가능성이 ‘뚝’ 떨어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정상적인 사람이 에이즈 환자와 한 번 성관계를 할 때

HIV에 감염될 확률은 0.1~0.2%이다. 그러나 성별, 치료여부에 따라 감염 확률은 크게

달라진다.

대체로 남성 보유자에게서 여성으로 전염될 확률은 0.1~0.2%, 여성 보유자에게서

남성으로 전염될 확률은 0.03~0.1%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남성이 여성을 전염시킬

위험이 더 높은 것. 전문가들은 성관계시 남성 분비물에서의 바이러스 농도가 여성보다

더 높고 신체구조의 차이 때문에 여성이 상대방의 분비물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남성 동성애자끼리의 성행위 시에는 0.5~3%까지 올라간다.

연세대의대 내과 손영구 교수는 2005년 한국 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지를 통해

HIV는 여성 환자에게서 남성으로 전염될 확률보다 남성 환자에게서 여성으로 전염될

확률이 약 8배 더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치료제를 복용하면 감염 확률은 확실히

떨어진다. 바이러스의 분포와 활성도에 따라 다르지만 3분의 1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에이즈 치료를 받으면 사망률은 80%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아기를 낳는다고 아기가 에이즈에 걸린다는 법은 없다.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임신했다면 아기가 에이즈에 걸릴 확률은 약 30%지만 치료제를 복용하면

감염 확률은 약 8%로 뚝 떨어진다.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대로라면 전 씨의 체내에는 바이러스가 거의 없는 수준이

될 때까지 30차례 이상 주기적으로 치료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사실상 다른 사람에게

HIV가 전염됐을 가능성은 낮아진다. 만약 전 씨가 포경수술을 했으면 전염률이 60%

정도 떨어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 씨가 한 사람과 자주 성관계를 맺었거나 항문성교 등 출혈

가능성이 있는 성행위를 했다면 감염 위험은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간과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전 씨의 경우 동성과 여성 간 성행위를 함께 했기 때문에

항문성교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대체로 에이즈 환자들은 너무 많은 약을 복용해야

하는 고통 때문에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전 씨의 에이즈 전파 가능성은

수치보다 높을 수도 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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