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고급 서비스 등장인가, 의료시스템 붕괴인가

정부 영리병원 허용 방안 놓고 의료계 찬반양론

정부의 영리병원 설립 허용을 놓고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9일 “최근

3년간 6000만 달러를 넘는 의료서비스 수지 적자의 대부분이 부유층의 해외 의료

서비스 이용 때문”이라며 “이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겠다는 취지에서 영리병원의

설립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에 대해 대한네트워크병원협회 관계자는 “영리병원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또한 앞으로 해외 의료 기관이 한국으로 진출할 때를 대비하는 의미도 있다”며

찬성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영리병원 허용에 반대하는 쪽들이 제기하는 당연지정제 폐지와

민간 의료보험허용으로 인한 건강보험 시스템 붕괴에 대한 우려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리 병원 도입에 따라 의료 서비스가 양극화되고, 진료비가 인상되는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다. 영세 병원들은 의료 경쟁에서 뒤쳐지게 되고, 병원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고가 의료 상품에 매달릴 경우, 일반 환자들에게 주어지는

의료 서비스는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영리병원 설치 방안이 주민투표 끝에 부결되는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제주도에서

이 과정을 지켜본 제주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박형근 교수는 “경제부처 논리는 의료를

민영화하면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하지만,

이는 무조건 시장에 맡겨 보자는 방식이 되기 쉽다”며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공공재

성격이 강한 국민건강보험에 대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당연지정제

폐지와 민간 의료보험의 등장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연지정제는 국내의 어떤 병원이든 설립되면 무조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가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되는 제도를 말한다.

박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나섰지만 거대한 의료 시스템을 변경하는 것이니만큼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전에는 쉽게 결정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로 구성된 보건의료연합은 9일 논평을

내고 정부의 영리병원 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경제난 시기에 국민에

대한 의료 지원 대책은 내놓지 않은 채 소수에게만 이익이 되는 영리병원을 무리하게

추진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연합은 반대 이유로 ▽영리병원은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줘야 하므로

수익 창출을 우선하게 돼 의료비가 높아진다 ▽OECD의 공공병원 비율이 60~95%인데

한국은 7% 수준으로 영리병원 허용은 건강보험 재정에 압박을 줘 당연지정제 폐지,

건강보험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 ▽의료 서비스 적자 6000만 달러는 주로 해외 원정

출산 때문이며 2007년 의료 서비스 적자액 665억 원은 전체 해외 서비스 지출액 19조의

0.3%에 지나지 않는다 ▽0.3%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 의료 제도의 근본을 뒤바꾸려는

시도다 등을 제시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는 한국개발연구원과 함께 서비스 산업 선진화를 위한 의료

분야 공개토론회를 13일 오후 3시 서울 은평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가질 예정이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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