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짜리 복제인간 걸어다닌다?…”황당 주장”

이탈리아 의사 “인간복제 3명 성공” 발표

이탈리아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9년 전에 복제 인간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을 일으켰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하나의

해프닝으로 평가절하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탈리아의 산부인과 전문의 세베리노 안티노리는 3일 이탈리아 주간지 ‘오기(Oggi)’와

인터뷰하며 “이미 9년 전(2000년)에 동유럽에서 체세포 이식을 통해 남자 아이 2명과

여자 아이 1명이 출생시켰다”며 “이들은 현재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이 잘 자라고

있지만, 더 이상의 신상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CHA의과학대학교 줄기세포치료연구센터 정형민 교수는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것이 1996년 가을이며 이때 20년 동안 연구하고 300번이나

시도한 끝에 겨우 돌리를 만들 수 있었다”면서 “사람이나 원숭이보다 훨씬 쉬운

양 복제에도 이런 난관을 겪었는데, 그로부터 겨우 4년 뒤인 2000년에 복제인간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안티노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는 황우석 박사가 2005년 역시 수많은

개 난자를 사용한 끝에 복제 개 ‘스너피’를 만들어낸 것보다 5년이나 앞서 인간복제에

성공했다는 말이 된다.

정 교수는 “안티노리라는 사람의 과거 행적을 안다면 그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0여 년 전 “쥐의 고환에 사람의 정자를 넣어 사람과 쥐의 잡종을 만들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물론 그 때도 논문은 발표되지 않았고, 주장만 보도됐을 뿐이었다.

이번에 ‘인간 복제 성공’을 발표하면서도 그는 “가족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더

자세한 것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안티노리는 논란 거리를 곧잘 제공하는 의사다. 그는 1994년 63세 폐경 여성이

아이를 낳도록 도와 논란을 일으킨 바 있고, 2주 전에는 뇌종양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남편의 정자를 아내에게 인공수정시켜 아이를 갖게 해 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만약 안티노리가 인간복제의 증거를 제시한다면, 그는 인간복제를 금지한 이탈리아

법에 따라 처벌받을 처지이기는 하다. 이탈리아는 카톨릭 국가로 인간복제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주장만 무성했던 인간복제

그 동안 인간복제와 관련해서는 주장만 난무했을 뿐 과학적 증명이 제시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인류를 창조한 엘로힘과 접촉한 마지막 예언자’라는 라엘(프랑스인,

본명 클로드 보리롱)을 받드는 라엘리안무브먼트의 자회사 클로네이드가 “2002년

최초의 복제인간 ‘이브’를 만들어냈으며, 그 뒤 1백여 가정에 복제인간을 만들어

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증거가 제시된 적은 없다.

작년에는 카자흐스탄의 한 교수가 인간복제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때도

검증 절차는 밟아지지 않았다. 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구영모 교수는 “복제인간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계속 있었지만, 주장만 난무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간복제는 윤리적 문제는 둘째 치고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데 대체로 의견일치를 본다.

그 동안 어른 동물의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동물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은 양(1996,

돌리), 소(1997), 쥐(1997), 염소(2000), 돼지(2000), 야생 양(2001), 인도산 들소(2001),

사슴(2003), 말(2003), 노새(2003), 토끼(2003), 고양이(2004), 늑대(2005년,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 팀), 개(2006년, 황우석), 흰담비(2009) 등이다. 인간과 가까운

원숭이 조차도 아직 복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고등동물일수록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가 힘들기 때문이다.

“인간복제 이뤄진들 큰 의미 없다” 주장도

또한 인간복제의 개념에 대해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인간복제가 설사

이뤄졌다고 해도 별일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예컨대 아인슈타인이란 사람의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인간을 만든다고 해도, 그 복제인간은 “아인슈타인과 유전 정보가 똑

같은 일란성 쌍둥이를 만들어낸 것”일 뿐, 아인슈타인이란 사람이 복제인간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단 복제인간이 만들어진다면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복제인간의 몸에서 장기를

잘라내, ‘원래 아인슈타인’의 고장 난 장기를 갈아치우는 치료용도로는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일란성 쌍둥이 중 하나를 죽여 장기를 꺼내 이식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그러한 가능성이 실현되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하나 둘이 아니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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