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삼겹살데이, ‘삼겹지방’ 먹어도 괜찮나

단백질-비타민B1 공급원…높은 칼로리 조심해야

오늘(3월

3일)은 3이 두개 겹친다고 ‘삼겹살 데이’다. 이 날을 맞아 전국의 육류 판매점들은

대대적인 할인 판촉 행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의학자들은 “삼겹살이

아니라 사실은 삼겹지방”이라며 삼겹살에 포함된 지나치게 많은 지방질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비도 오는 오늘, 곳곳에서 벌어질 삼겹살 파티에서 삼겹살을 얼마나, 어떻게 먹으면

좋을지를 알아본다.

“황사 먼지 씻어준다”는 근거없는 속설

돼지고기는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일 뿐만 아니라 피로, 신경과민 회복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1이 육류 중 가장 많다. 또한 철분도 풍부해 빈혈 예방에도 좋다.

그러나 일부 돼지고기의 효능이 과장된 측면도 있다. “황사가 심한 봄철에는

삼겹살을 먹어서 체내 미세먼지를 빼낼 수 있다”든지 “몸 속의 중금속을 돼지비계가

녹여낸다”는 등의 속설이 대표적이다.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삼겹살이 황사나 분필가루, 중금속을

흡착한다는 속설은 그 어떤 의학적 근거도 없다”며 “이런 물질은 기도나 허파로

들어오는데, 음식으로 씻어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속설을 잘못 믿고 삼겹살을 지나치게 먹으면 비만, 심혈관질환, 뇌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비만전문 리셋클리닉의 박용우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삼겹살은 소고기에

비해 가격이 싼 반면 단백질이 풍부해 서민의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며 “문제는

이름 그대로 살이 삼겹이지만 지방도 삼겹이라 ‘삼겹지방’으로 불러도 좋을 정도로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방 과다 때문에 삼겹살을 자주 먹으면 동맥경화, 심근경색, 고지혈증,

협심증, 뇌중풍, 비만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삼겹살의 지방 함량, 닭가슴살의 ‘71배’

삼겹살은 다른 육류와 비교했을 때 칼로리가 2배 이상 높다. 100g 당 칼로리는

삼겹살이 331Kcal으로, 돼지 목살 180Kcal, 쇠고기 등심 192Kcal, 닭가슴살 102Kcal보다

훨씬 높다.

단백질은 100g당 삼겹살 17.2g, 돼지 목살 20.2g, 쇠고기 등심 20.1g, 닭가슴살

23.3g으로 큰 차이는 나지 않지만 삼겹살에 적은 편이다.

반면 지방은 삼겹살 28.4g, 목살 9.5g, 쇠고기 등심 11.3g, 닭가슴살 0.4g으로,

삼겹살의 지방 함량은 닭가슴살의 71배, 쇠고기 등심의 2.5배라는 ‘막강한 우위’를

자랑한다.

서울대병원 외래영양상담실의 주달래 영양사는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여 먹고

밥까지 한 공기 비우면 너무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성인의 하루 섭취권장 칼로리가 2000Kcal인데, 삼겹살 1인분(662Kcal)에

소주 한 병(510Kcal), 공기밥 1공기(300Kcal)까지 비운다면 전체 열량이 1472Kcal이나

돼, 하루 필요 열량의 대부분을 섭취하는 꼴이 된다. 더구나 삼겹살은 늦은 저녁

시간에 먹게 되니 열량이 미치는 효과는 더욱 극대화되기 쉽다.    

이렇게 많은 열량을 섭취하면 남는 열량이 중성지방으로 복부에 집중적으로 쌓이게

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방에 녹아 있는 환경호르몬 섭취 위험도 높아

삼겹살의 지방에 녹아 있을 수 있는 환경 호르몬도 문제다. 박용우 원장은 “돼지의

살을 빨리 찌우기 위해 항생제나 성장촉진제를 먹이기도 한다”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잔류 농약이나 다이옥신 같은 환경호르몬이 지용성이라 돼지비계에 녹아

있기 쉽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돼지비계를 많이 먹다 보면 이러한 지용성 유해 물질을 많이 먹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박 원장은 “삼겹살을 먹되 지방 부분은 잘라내고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삼겹살 같은 고기를 굽다가 태운 부분에는 헤테로사이클릭 아민과 방향성

탄화수소 같은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이런 발암물질들은 인체의 DNA를 변형시켜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탄 부분 역시 잘라내고 먹어야 한다.

이렇듯 삼겹살에는 일부 위험 요인이 있지만, 그렇다고 삼겹살이 추방돼야 할

음식은 아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예를 들어 시골에

계신 할머니가 삼겹살이 먹고 싶다는데 ‘지방질이 너무 많아 안 좋다’며 못 드시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단백질이나 지방질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면 먹어도

되고, 다만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섭취에 좀 더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강희철 교수는 삼겹살 먹는 요령으로 “적게 먹을수록 좋으므로, 1인분(200g)

이상은 넘기지 않도록 한다”고 조언했다.

주달래 영양사는 “돼지고기를 좋아하더라도 삼겹살보다 기름기가 적은 목살 부위를

고르고,  요리할 때는 지방질을 제거하고, 굽기보다는 삶아서 기름기를 더욱

많이 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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