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이야기 1 – 밥 먹으면 화장실 바로 가는 ‘일자 장’?

얼마 전에 진료실에서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어버린

적이 있다. 환자는 밥을 먹을 때마다 바로 신호가 와서 화장실에 가서 대변을

보아야 한다며 그것 때문에 꽤나 스트레스가 되어 병원을 찾은 경우였다.

이야기

도중 환자가

환자: “저는 ‘일 자’ 장 이에요!”

정 제닥: “무슨 장이요?”

환자: “일 자 장이요. 먹으면 바로 나오는 ‘일 자’ 모양의 장이요!”

정제닥: “네?” (푸하하하하)

난 입으로 들어간 음식이 ‘일 자’ 모양의 장을 거쳐 바로 항문으로 나와버리는

상상이 자꾸 떠올라서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매 번 밥을 먹을 때마다 신호가 오니, 환자는 그렇게 생각할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환자에게 음식이 입안으로 들어가 항문으로 나올 때까지의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일 자 장이라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그 날 이후로도 잦은 배변 때문에 찾아 오는 환자에게 ‘일 자’ 장 이야기를

해주면 진료실에서 한동안 큰 웃음이 터지곤 한다.

제닥에서 진료를 하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기능성 위장장애라고 불리는

일명 ‘신경성’ 또는 ‘스트레스성’ 위장 장애를 겪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하고 ‘신경성’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얘기를 듣고선 답답해 하며 제닥에 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이번엔 생리 이야기 이후로 쾌변에 관한 이야기를 연재해 볼까 한다. 오늘은

간략하게 대장을 통해 대변이 나오는 과정에서 대변의 양상이 결정되는 요인 중 하나인

대장의 연동운동에 대해 알아보겠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은 위와 소장에서 영양분이 흡수된 뒤 대장을 지나 항문을

통해 대변의 형태로 배설된다. 대장에서는 대변이 항문을 통해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필요한 만큼의 수분을 섭취한다. 이 때 대장의 연동운동이 적당한

속도로 유지되고, 몸 속의 수분도 적당히 유지된다면 대변의 양상도 큰 문제가 없게

된다.

하지만, 대장의 연동 운동 속도가 영 느리다고 한다면 대변이 항문으로 나가기

전에 대장 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어 수분을 많이 빼앗기게 되고 (대변 입장에서)

대변의

양상은 더욱 단단하고, 작아지게 된다. 변비 환자의 경우 대개 이런 형태의 대변을

보게 된다.

그에 반해, 대장의 연동운동이 매우 항진된 경우라면 위와는 반대로 수분을 빼앗길

틈도 없이 대장을 빠져 나오게 되고, 대변의 양상은 물이 많고, 퍼지게 된다.

 

 

물론, 연동운동만으로 변비와 설사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본다면 다양한 원인에 의해 연동운동 양상의 변화가 생기면, 대변의 양상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앞으로는 ‘다양한 원인’들과 좀 더 구체적인 증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똥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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