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고통은 반드시 나에게 전염된다

선천성 무감각증 환자도 타인 고통 느껴

내가 경험하지 못한 고통을 타인이 당할 때, 사람은 이를 일부라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일까? 프랑스 연구진이 선천성 무감각증 환자를 대상으로 뇌 활동 상태를

검사한 결과, 비록 통증 자체를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연상, 감정이입 작용을

통해 고통을 공감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프랑스 파리 소재 피티-살페트리에르 병원의 임상 신경생리학 및 통증 센터 니콜라스

단지거 박사 팀은 선천성 무감각증(선천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증세) 환자에게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의 사진을 보여 주면서 뇌 활동 상태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선천성 무감각증 환자의 뇌에선 시각 담당 부분의 활성화가 떨어졌다.

이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봐도 감정적으로 전혀 동요가 되지 않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선천성 무감각증 환자의 뇌에선 특이한 양상이 관찰됐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감정이입, 또는 역지사지(입장을 바꿔 생각해 봄)의 방법으로 관찰할 때 사용되는

뇌의 가운데 부분이 활성화된 것이었다. 고통에 찬 타인을 볼 때 정상인에게선 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단지거 박사는 “정상인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볼 때 자신의 과거 경험을

불러옴으로써 고통을 동감하지만, 선천성 무감각증 환자는 이처럼 경험을 불러오는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감정이입이란 다른 방법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느끼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정심은 인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중요한 요소”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과거에 동일한 고통을 경험하지 않았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동감할 수 있는

것은 감정이입이란 뇌의 기능 덕이란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내용은 학술지 ‘뉴런(Neuron)’ 29일자에 발표됐으며, 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 온라인 판, 미국 과학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이날

소개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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