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용 ‘웃음가스’는 최면가스?

최면 효과 때문에 고통 덜 느껴

‘웃음가스’로 불리며 마취에 쓰이는 질소산화물 가스가 암시나 최면 효과 때문에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진정작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질소산화물 가스는 일부 치과 의사들이 치료에

겁을 먹는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질소 산화물 가스를 흡입한

환자들은 수술 시 편안함을 느낀다.

영국 런던대 윌리 워너러리 박사팀은 질소산화물 가스가 진정작용 외에도 암시나

최면에 더 잘 걸리게 해 마취효과를 강화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반인 30명을 대상으로 ‘정신 상상 실험(mental imagery tests)’과

‘상상 감응성실험(imaginative suggestibility tests)’을 진행했다.

두 실험에 참여한 연구 대상자들은 공통으로 공기 또는 달콤한 향기가 나는 25%

농도의 질소 가스를 흡입하도록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마신 가스가 무엇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우선 연구진은 정신 상상 시험에서 연구 대상자들의 눈을 가리고 머릿속에 오렌지

맛이나 구운 쇠고기 향, 아마천 제품의 느낌, 자동차 경적 소리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이후 얼마만큼 자신의 감각에 확신하는지를 물어 ‘실제 상황처럼 선명하게 보인다’의

1점부터 ‘파악이 어렵다’의 7점까지 점수를 매겼다.

다음으로는 상상에 따라 마음이 움직이는 정도를 알아보는 상상 감응성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지원자들에게 말로써 어떤 환각을 느끼도록 했다. 예를 들면

그들의 입 안에 신맛을 경험할 것이라고, 신맛을 경험한 후에 그 맛에 대해 말하게

했다. 그리고 더 강도를 높여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스피커를 통해 지원자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 답하도록 했다. 질문은 연구진의 환각 작용에 잘 반응했을 때

응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었다.

실험 결과, 질소 가스는 상상력 고취에 10%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는 질소가스가 진정효과 뿐만이 아니라 상상력에도 영향을 미쳐 실제보다 고통을

덜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질소가스가 몸에 어떤 작용을 일으켜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질소 산화물이 뇌를 통해 세포의 사멸과 정상세포간의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수용체인 ‘N-메틸-D 아스파르트산염(NMDA)’ 수용체에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워너러리 박사는 “많은 의사들은 환자들의 몸의 이완과 정신적 고통을 덜기 위해

질소 가스를 사용한다”며, “이런 방법이 좀 더 실질적으로 유익하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실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런던대의 데이비드 오클레이 교수는 “현재 250명에서 500명 사이의 의사들이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면술 훈련을 받는다”며 “수술을 할 때 이런 최면술을

결합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정신약리학(Psychopharmacology)’ 저널 온라인 판에 최근 실렸으며,

미국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9일

보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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