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46%, 더 살 수 있었는데…

조기진단-치료 받으면 더 살 수 있었던 사망자 분석

지난 2004년 국내 사망자 중 45.5%는 조기진단 또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았다면

더 살 수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교수와 건강의학센터 정지인

교수가 1983~2004년의 한국인 사망 원인을 토대로 ‘피할 수 있었던 사망’을 집계한

결과다.

 ‘피할 수 있는 사망(Avoidable Death)’이란 적절한 의학적 치료만 이뤄지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던 경우를 말한다. 질병을 좀 더 일찍 진단하거나 제대로 치료

받았으면 목숨을 잃지 않았어도 될 경우를 말한다.

송 교수 팀은 1983~2004년 사망자 통계를 분석해 이들 중 ‘피할 수 있는 사망’을

집계했다. 기준은 유럽공동체가 1983년 발간한 ‘피할 수 있는 사망’ 목록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목록을 세 가지로 나눠 △1군: 질병 원인이 밝혀져 있어 적절한 예방으로

사망을 낮출 수 있는 경우 △2군: 조기진단 뒤 치료 받으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병 △3군: 늦지 않게 정확히 진단돼 적절한 의료가 제공되면 생존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질병으로 나누었다.

이렇게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피할 수 있는 사망률’은 21년간 꾸준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83년에는 전체 사망 중 피할 수 있는 사망이 52.0%이었지만, 이후 점점 줄어들어

2004년에는 45.5%에 그쳤다.


 

1군, 예방으로 피할 수 있는 사망자 중에서는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비율이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간암과 만성 간질환 및 간경화에 의한 사망률은 1980년대

후반까지 증가하다 1990년대 후반 감소세로 돌아섰다.

단, 폐암 사망률은 2004년이 1983년보다 더 높았는데, 이는 1970년 이후 한국인의

흡연시작 연령이 빨라지고 일인당 흡연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2군, 조기진단으로 피할 수 있는 사망에서는 위암 사망이 감소하고 있지만 유방암,

대장직장암 사망은 증가했다. 유방암, 대장직장암으로 인한 사망의 증가는 식습관의

서구화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유방암이나 대장직장암은 모두 쉽게 검사할 수

있는 암이다.

3군, 적절한 치료로 피할 수 있었던 사망은 감염성 질환, 호흡기 질환, 고혈압성

질환, 위-십이지장 궤양으로 모두 크게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허혈성 심질환에 의한

사망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핵, 폐렴, 인플루엔자에 대한 화학요법과 항생제의 발달에 힘입은

것이며, 유럽 추세와도 일치한다. 허혈성 심질환 사망 증가는 진단률 증가와 생활습관의

변화 때문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는 대한의과학회지 2008년 12월호에 게재됐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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