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약물 중독, ‘행복 호르몬’에 문제

도파민 수용체 적어 더 큰 자극 받길 원해

술, 마약, 섹스, 돈 등 때문에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은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생산을 제한하는 능력이 유전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심리학 데이비드 잘드 교수 팀은 평균 나이 24세인 건강한

남성 18명과 여성 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이들의 뇌 활동을 영상 촬영했다.

설문조사는 새로운 경험을 갈구하는 성향, 자발성, 결정 짓는 속도, 규칙을 깨는

성향 등을 물었다.

그 결과, 위험을 무릅쓰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뇌 속 도파민 자가수용체(auto-receptor)의

수가 적었다. 도파민 자가수용체는 뇌의 흥분 전달 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도파민 자가수용체가 적기 때문에 도파민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일반인보다

떨어졌고, 따라서 흥분을 유발하는 행동을 할 때 도파민의 수치가 쉽게 상승하고

과도한 쾌감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도파민은 뇌 신경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한다.

잘드 교수는 “약물중독, 도박 탐닉 등에 취약한 유전 인자들을 이해할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약물 남용 위험을 줄이거나 마약중독자를 치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주립 정신과연구소 아담 비사가 박사는 “향후 환자의 유전학적 특성에

기반한 타깃 치료가 가능해지면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한 치료의 길이 열릴 것”이라면서도

“도파민 수용체 하나로 행동에 드러나는 모든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좀더

다양한 원인이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학술지인 ‘뇌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12월31일 게재됐으며, 영국 방송 BBC,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 등이 최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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