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성형 가짜 판쳐 피부 썩는다

제품 바꿔치기부터 주사 재사용까지

얼굴에 칼을 댈 필요 없는 비수술적 주사요법인 필러 성형은 특정 기술이 필요

없어 의사라면 법적으로 누구나 시술할 수 있다. 치과, 산부인과 등이 필러 성형을

시술한다고 광고하는 현수막을 요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물론 다른 의사들도 돈벌이가 되는 필러 성형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미용실, 피부관리실, 출장 성형업자들도 값싼 불법 필러 성형을

종용하고 있다.

상한가를 치던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를 포함, 많은 성형외과가 경기 침체로 손님이

줄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성형외과들이 성형수술 중 비교적 값싸고

수술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적은 필러 성형 수술에 치중하면서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편법, 불법 시술 업소도 생겨나고 있다.

최모(36·여)씨는 지난 9월 경기도 분당의 한 성형외과에서 이마와 코에 필러 주사를

맞았다. 시술 이틀 뒤 최씨의 코는 붉어졌다 이내 노랗게 변하면서 포도송이가 맺힌

듯 흉측해졌다. 최씨는 병원을 찾았으나 담당의사는 부작용 원인을 모르겠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다른 성형외과와 피부과에 문의한 결과, 최씨는 급성 피부괴사로 밝혀졌다. 최근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필러 제품을 코 끝에 과도하게 주사한 것이

문제였다. 코 끝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되기 때문에 필러 시술 시 가장 조심해야 하는

부위 중 하나다.

게다가 히알루론산 성분의 필러 제품과 달리 최씨가 시술 받은 제품은 성분을

녹이는 약도 없어 필러 성분이 흡수돼 없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히알루론산으로만

만들어진 필러 제품은 부작용이 생길 경우 성분을 녹이는 약으로 시술 부위를 원래로

되돌릴 수 있다.

최씨는 “시술한 의사가 사용한 필러 제품이 무엇인지조차 정확히 설명해 주지

않고 단지 ‘고급 제품’이라고만 했다”며 “내 피부가 민감하다고 말했지만 의사는

걱정하지 말라고만 하고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용 제품 이름, 새 제품 개봉 확인하라”

필러 성형을 시술하는 한 대학병원 교수는 “필러 제품의 특성이나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값싼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필러 주사는 제품별로 가격과 품질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필러 성형을 받는

사람은 어떤 브랜드인지, 어떤 특성을 갖는 제품인지, 히알루론산 단일 성분 제품인지,

아니면 다른 성분이 들어갔는지 등을 자세히 물어봐야 한다.

경비 절감을 위해 한 제품을 두 번 사용하는 등의 비위생적인 시술 태도는 문제가

더욱 커진다. 한 성형외과 원장은 “1cc 용량의 필러 주사를 사용하다 남으면, 이를

버려야 하는데도 남겨 뒀다 다시 다른 환자에 쓰는 경우도 있다”며 “이러면 주사로

인한 감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홍정근 이사는 “필러 제품은 주사기까지 통째로 들어있는

일회용 제품이므로, 시술 받기 전 제품명을 확인하고 새로 개봉하는지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공업용 액체 실리콘 넣은 부작용 사례도

더욱 큰 문제는 불법 시술자들이다. 일부 미용실이나 피부관리실, 출장 성형업자

등으로부터 불법 필러 성형 시술을 받은 뒤 알레르기 반응이나 피부 괴사로 치료를

받는 환자도 적지 않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심지어 공업용 액체 실리콘이 주입돼 부작용을 일으킨 사례도 많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불법 시술소의 경우 허가 받지 않은 제품, 또는 유통 과정이 명확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으며,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순도와 보관 방법, 오염도

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을지병원 성형외과 이종훈 교수는 “사실 필러 성형은 기본 원칙만 지키면 심각한

부작용은 대개 나올 수 없다”며 “자격을 갖춘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장단점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신중하게 시술 여부를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성형 부작용에 대비한 유의사항으로 △특이체질이나 질병이 있을

경우 반드시 사전에 의사에게 알릴 것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효과가 미흡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수술 전에 미리 상담할 것 △진료비 영수증, 의무기록지,

시술 전후 사진 등 객관적 입증 자료를 최대한 확보할 것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병원으로 가서 재수술 받지 말고 시술 의사와 먼저 충분히 상의할 것 △부작용, 재수술

필요성에 대한 타 병원 의사의 소견서를 확보할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sooji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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