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네이처 실린 교수 논문 조작” 확인

위원회 조사결과 발표…“유사 인슐린은 없었다”

제 1형 당뇨병의 유전자 치료법으로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 2000년

11월 23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연세대 이모 교수의 논문이 일부 조작된 것으로

최종 판정됐다.

연세대 조사위원회는 이 교수의 유사 인슐린 논문 조작 의혹과 관련해 지난 4~5월

예비조사와 6~12월 본 조사를 거쳐 상세히 검토해온 결과 이 같은 판정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위원회는 △논문에 기술된 핵심적인 물질인 벡터(pLPK-SIA, psub201-LPK-SIA)가

완전한 형태로 존재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고 △논문 발표 이후 7년 이상 재현

실험이 시도됐으나 성공하지 못했으며 △한 실험 결과의 사진이 다른 실험 결과 사진으로

중복 사용됐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최종적으로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의도성이 있는

조작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2000년 네이처 논문은 과학 논문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재현성(reproducibility)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또한 “논문의 공동 저자들이 재현 실험의 거듭 실패에도 불구하고 논문의

철회 등 오랫동안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난 8월에 이르러서야 네이처지에 철회

요청을 했다”며 “이는 과학기술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

행위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연세대 교원인사위원회는 이 교수에 대해서 징계 처리를 요청하고,

네이처 연구비 지원 기관에 조사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논란의 논문 핵심 내용은?

‘새로운 유전자 요법을 이용한 제 1형 당뇨병 치료’라는 제목으로 2000년 11월

네이처 표지를 장식한 이 논문은 인슐린과 유사한 물질을 생산하는 유전자, 그리고

몸속의 혈당을 감지하는 유전자를 각각 만들어 쥐 실험을 통해 혈당 조절에 성공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이 논문은 제 1형 당뇨병에 대한 획기적인 유전자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2000년 발표당시 국내외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 유전자 치료법은 국제

특허로 등록됐으며, 이 교수는 정부와 제약사에서 주는 각종 상을 받기도 했다.

이 논문에는 책임저자로 연세대 이 교수, 공동 저자로 그의 제자 K 연구원, 당시

캐나다 캘거리대학 교수로 있던 고 Y 교수 등 모두 5명이 참여했다.

연구 재현성, 조작 의혹 과정

문제는 이 연구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K 연구원이 논문 게재 뒤 캐나다 소재 연구소로

이직하면서부터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K 연구원 대신 새로 합류한 P 연구원이

논문대로 새로운 유전자를 만들기는 했지만 당뇨병 쥐의 혈당을 낮추지 못해 재현성에서

실패한 것이었다.

재현에 실패하자 P 연구원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P 연구원은 논문대로

재현되지 않은 것은 자신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논문이 조작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교수와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P 연구원은 2006년 2월에 해고됐다.

그런 뒤에도 이 교수 팀은 재현 실험을 거듭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하자 논문 게재

후 8년이 지난 2008년 8월 19일에 이르러서야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 철회를 자진 요청했다.

과학저널에 게재한 논문은 논문 자체가 조작됐거나 논문의 근거가 되는 실험 데이터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치명적 오류가 발견됐을 때 철회될 수 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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