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위해” 도심 파고드는 노인요양병원

도심과 떨어져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에 위치했던 노인요양병원들이 최근 서울과

경기, 부산 등 대도시 세 곳으로 몰리면서 요양병원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요양병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영난을 호소하던

일부 병의원들이 요양병원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메디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8 시도별 요양기관현황’ 자료[표 1]를

분석한 결과 국내 운영 중인 요양병원은 2008년 9월 현재 총 664곳으로 올 1월 599곳

대비 65곳이 늘었다.

특히 증가세가 두드러진 서울지역 요양병원은 올 1월 48곳에서 9월 현재 58곳으로

10곳(20.8%)이, 부산도 75곳에서 84곳으로 9곳(12%)이나 늘었다. 104곳이 자리해

요양병원이 가장 많은 경기도는 현재 122곳으로 18곳(17.3%)이나 증가했다.

반면 대구지역 요양병원은 올 초 31곳에서 32곳으로 한개 늘어난데 그쳤으며,

대전과 광주는 각각 28곳, 15곳으로 1월과 변동이 없었다. 또한 울산, 제주, 전남

지역은 각각 6곳, 27곳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월, 대구, 대전, 광주 지역은 각각 21곳, 19곳, 8곳에 불과하던

요양병원의 수가 같은해 말까지 10곳(47.6%), 9곳(47.4%), 7곳(87.5%)이나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제주, 전남지역 역시 같은 기간 각각 3곳(100%),

11곳(68.7%)이나 늘어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주민들의 요양병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때문에 서울, 경기, 부산 등 인구가 밀집돼

있는 초대형 도심권으로 요양병원이 자리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보다 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일부 병원이 경영난을 피해 요양병원으로 전환하면서

이 지역의 요양병원 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서울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예전 요양원이란 개념은 부모를 외곽지역의 시설에

방치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지만, 현재 요양병원은 잘 보호하고 치료한다는 목적이

부가되면서 요양병원에서 부모를 잘 모신다는 긍정적 개념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호자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부모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요양병원이 서울지역과 근교의 도심에 많이 설립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 경기 및 부산 등 일부지역 요양병원 쏠림 현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무분별한 요양병원 쏠림현상이 덤핑 등 저가공세, 환자 유인의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도 등으로 인해 요양병원이 문을 닫을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 및

이용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경기 침체와 경쟁 병원 증가,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삼중고를 겪는 요양병원의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도 팽배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6월 S재단이 최종 부도 처리돼 당좌거래가 정지됐으며, 이 재단에서

운영 중인 S요양병원이 최근 문을 닫았다. 이 곳에 입원 중인 환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는

끊겼고 전원, 퇴원 등 환자 관리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이나 중소병원이나 어렵긴 마찬가지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부도를 맞는 병원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환자가 크게

줄었다는 통계에서 보듯이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돈줄까지 마르면 고민이 깊어지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9개월 동안 10%가 넘는 요양병원들의 증가세는 꾸준히 늘어났다기 보다는

개업과 폐업이 지속적으로 반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자료에 따르면 최근 9개월

동안 개업한 기관은 209개소, 동 기간 폐업을 신고한 요양기관도 총 136개소에 이른다.

신한은행 등 제1금융권에 따르면 요양병원과 중소병원의 대출심사 기준이 상반기

대비 더욱 강화됐으며, 여신심사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들

요양병원에게는 악재다.

의료기관의 신용등급이 전체 산업군에서 중하위로 평가되는 데다 원금상환 평가

등에서도 부정적이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상황이 심각한 곳은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은 1금융권 내에서도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심사의 주요 잣대인 미래 수익성 등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매우 크다. 실제

요양병원은 부도 및 담보회수율 평가에서 업계 하위권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2금융권을 찾는 사례도 느는 추세다. 관련 업체인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요양병원뿐 아니라 대출을 문의하는 의사가 증가했다. 예전에는 찾기 어려웠던

심사 탈락도 속속 발행하기도 한다.

부산의 요양병원 관계자는 “고령화 등으로 요양병원에 대한 수요가 늘고, 군단위

지역 등에서는 산부인과·소아과 등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도 한 요인”이라며

“최근 3년 동안 요양병원의 경쟁이 치열해져 일부에서는 저가로 환자를 유치하는

경우도 있어 가격이 아닌 서비스 경쟁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에서는 곧 몇몇 병원이 연쇄적으로 부도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며 “앞으로는 요양병원 설립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출처

데일리메디( www.dailyme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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